에포크타임스

폭동으로 번진 LA 시위…BBC “잘못된 소문과 오해로 촉발”

2025년 06월 11일 오후 4:06

이민 당국 “‘홈 디포’ 매장 급습한 적 없어…인근에 집결했을 뿐”
“근처에서 단속 요원 봤다” 목격담이 “매장 급습”으로 잘못 전해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불법 이민자 폭동이 5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잘못된 소문과 그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국토안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폭동의 시발점이 된 ‘이민 당국이 홈 디포 매장을 급습했다’는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폭동으로 번진 LA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는 지난 6일 LA 시내 남부에서 30km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에서 시작됐다.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면서 홈 디포 매장을 급습하는 등 무리한 단속을 벌였다는 분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홈 디포는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도구 등을 판매하는 체인점이다. 시위가 발생한 패러마운트 지역 홈 디포 매장 주차장은 이민자들이 일거리를 찾는 구직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6일 “홈 디포 매장 근처에서 이민 당국 요원과 차량을 봤다”는 목격담이 전해졌고 이어 ‘단속’과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홈 디포 매장 급습’으로 소문이 와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는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당시 이민 당국 요원들은 매장에서 단속을 벌인 것이 아니라 매장 인근에 위치한 연방정부 사무실을 거점으로 삼고 있었다고 밝혔다. 홈 디포에 집결한 게 아니라 인근 사무소에 모이면서 근처에 주차를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민 당국이 패러마운트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여 수십 명을 체포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이민 당국은 이번 주에만 LA에서 불법 체류자 118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일부는 갱단과 연루됐고 마약 밀매, 폭행, 강도 등의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민자와 불법 이민자들은 홈 디포 매장 주차장에 모여들어 시위를 벌였다. 현장에서는 폭력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격화된 시위는 차량 방화, 상점 약탈 등으로 번지면서 연방정부에 의해 폭동으로 규정됐다.

한 시위 참가자는 위성채널 NTD에 “사람들은 우리가 폭력을 사용하고 혼란을 조장하려 모였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집에 침입해 사람을 납치하는 일을 반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LA는 한때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국제범죄단과 범죄 연대가 통제하는 쓰레기 더미가 됐다”고 비판하며 연방법 10조에 근거해 주방위군 동원 명령에 서명했다.

연방법 10조는 어떤 주에 폭동이 발생하고 그 주가 자체적으로 법과 질서를 유지하거나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주지사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해당 조항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승인을 얻지 못한 주방위군 투입에 반발했다. 이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국경 차르 톰 호먼은 9일 “이번 불법 이민자 단속은 살인자와 성범죄자, 폭력범 등 최악의 불법 외국인 범죄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이민 당국은 그날(6일) 거리에서 많은 범죄자를 체포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에는 지난 2022년에만 최대 260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됐으며 2024년에도 95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한 치안 불안과 범죄 증가, 거주 환경 악화 등 사회적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