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김영록’에 ‘박지원’도 대권 시사…‘호남대망론’ 예열

2025년 02월 17일 오후 7:36

야권 진영에선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연결고리로 호남 출신 정치인들의 대권 출마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중진 인사인 박지원 의원이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

17일 야권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은 전날 광주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이재명 대표가 만에 하나 출마하지 못하면 김동연 지사가 유력 후보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나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은 지금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조기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 싸움이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지원 의원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가정했으나 이재명 대표의 대권 불출마 가능성은 소위 ‘반반’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재명 대표가 직면한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선거법 위반 관련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그는 항소했지만, 1심 결과가 2심 및 최종심에서 확정된다면 피선거권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이재명 대표의 대권 출마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호남 정가에선 박지원 의원의 대권 출마 시 ‘호남대망론’이 가시화될 것으로 점쳤다. 호남대망론을 실현한 정치인은 최초 민주당 정권을 출범시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호남대망론을 앞세워 대권에 나섰지만 당선되진 못했다.

박지원 의원은 80대 초반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조직력을 구축했다는 게 야권 측 전언이다. 그의 저력은 과거 전당대회 이력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15년 박지원 의원은 당시 야권의 잠룡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전당대회에서 선전했다. 당대표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두 정치인의 당시 득표율 차이는 4%에 불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박지원 의원의 호남 및 원조 당원 표 장악력이 돋보인 선거란 평가가 뒤따른다.

박지원 의원에 앞서 김영록 지사가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 호남 정가 입장에선 호남 출신 대권주자가 두 명이 생긴 것이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며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와의 연대나 경쟁 후보를 선을 넘어 공격하는 네거티브는 절대 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각오”라고 밝혔다.

당시 김영록 지사는 개헌론도 강조하며 해당 사안과 거리를 둔 ‘경쟁 잠룡’ 이재명 대표와 대조를 보였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와 대립,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이젠 내란사태까지 이르렀다”며 “87년 체제로는 더 이상 안 된다. 오는 2028년 총선 전까지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열고 대혁신해야 한다”고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