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반도체’에 롤러코스터 탄 삼성·SK

하정현
2025년 01월 31일 오후 6:39 업데이트: 2025년 01월 31일 오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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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2강’을 형상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울고’ SK하이닉스는 ‘웃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약 75조 8000억 원, 영업이익은 6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매출 30조 1000억 원, 영업이익 2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을 입을 모았다. AI(인공지능)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HBM’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 발표 후 설명회에서 “HBM 개선 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선지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는 반도체 부문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부문에서 메모리 칩 선단공정 전환을 서두르고, TV·가전 부문에서 AI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를 확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6조, 영업이익은 23조를 넘긴 것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매출 중 40%가 HBM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이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주소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6조 5000억 원을 앞질렀다. HBM에서 영업이익 실적이 갈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HBM 영역에서 삼성전자가 반등할 여지도 포착됐다. 삼성전자가 HBM 5세대인 ‘HBM3E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임을 발표한 것이다. 당초 HBM3E 개선 제품은 시장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발열·전력효율 등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이후 고객 수요는 기존 8단에서 12단으로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며 “2025년 전체 HBM 비트 공급량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