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김건희 여사 수사’ 및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를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여야는 이날 심우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김건희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해당 수사에 대한 입장을 추궁하는 데 주력했다. 22대 국회에서 170석의 거대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사건 수사 및 이재명 대표 각종 의혹 수사를 비교하며 “봐주기”라고 주장했고,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 의혹 수사와 비교하며 공정성을 부각했다.
심우정 후보자 앞에서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사는 ‘감사의 표시’라고 면죄부를 줬다”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직전 영부인에 대해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각각 맞섰다.
여야는 심우정 후보자 청문회에 앞서 김건희 여사 의혹 및 문재인 전 대통령 의혹을 부각하기 위한 총력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관련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 대해 연일 “정치 보복”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김연주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민주당 주장처럼 ‘정치 보복’이라면, 문재인 정권 당시 이뤄졌던 그 많은 ‘적폐 청산’ 수사는 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라며 “진정으로 법 앞에 떳떳하다면, 검찰 수사를 당당히 받으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음 주 대정부질문에서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은폐 축소, 친일 뉴라이트 망국인사, 독도 지우기 등 친일 매국 굴종 외교,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주가 조작 사건 등을 따져 묻겠다”며 “민주당은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실정을 파헤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민생 대책과 개혁 입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야의 신경전 과정에서 심우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로부터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나”라는 질의를 받고 “모욕적”이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심우정 후보자에게 “나만 총장, 고검장, 검사장이 되면 된다는 이기심 때문에 검찰 조직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며 “후보자도 총장이 되려고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사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맹세했으리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건태 의원 발언에 심우정 후보자는 “이 의원도 평검사들이 얼마나 사명감과 정의감이 높은지 잘 아시지 않는가”라며 “평검사들이 지금 출세하겠다고 수사를 진행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