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유독물질 담았던 탱크로리에 식용유를? 中 식품 안전 도마 올라

2024년 07월 11일 오후 3:04

중국의 식품 안전 불감증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유독물질을 함유한 액화석탄을 운송한 탱크로리를 세척 없이 식용유 운송에 사용한 의혹이다. 실태조사에 착수한 중국 국무원은 불법 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중국인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7월 10일, 국무원 식품안전국은 “‘탱크로리가 식용유를 운반해 혼란을 야기한 문제’를 매우 주의깊게 보고 있다.”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공안부·교통부·국가시장감독총국·국가곡물비축국 등 관련 부처가 합동조사팀을 꾸려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안전국은 “불법 기업과 관련 책임자는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될 것이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다.”라며 “식용유 운반과 관련한 잠재된 위험에 대해 특별 조사를 수행하고 조사 및 처리 결과는 적시에 발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이 액화석유와 식용유를 같은 탱크로리 트럭으로 운송한다는 사실은 중국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의 탐사보도를 통해 폭로됐다. 신문은 “중국 국유 곡물비축기업 중추량(中儲糧·시노그레인), 후이푸(匯福)식용유그룹을 드나드는 탱크로리 업체가 액화석탄을 운송한 탱크를 세척하지 않고 식용유와 콩기름 등을 싣고 운반했다.”고 보도했다. “세척하지 않고 운반하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라고 덧붙였다.

액화석탄은 석탄을 가공한 화학성 액체류이다. 탄화수소·황화물·벤젠을 비롯한 유독성 화학 성분을 함유했다. 해당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기름은 장기간 섭취하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탱크로리 업체들이 액화석탄과 식용유를 한 탱크에 넣어 운송하는 것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다. 식용유 생산업체 다수는 해안 지역에 밀집해 있다. 탱크로리 업체는 운송 시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최근 운임이 낮아지다 보니 식용유 운송을 끝낸 후 빈 탱크로리로 돌아오지 않고 액화석탄 등 화학 액체를 채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세척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1회당 1000위안(약 19만원)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세척 없이 액화석유와 식용유를 번갈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보의 보도 이후 중추량은 곡물창고를 드나드는 탱크트럭 업체가 관련 법규를 지키는지 조사하고, 위법사항이 있는 업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거래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발 탱크로리 업체 중에는 중추량이 직접 출자한 곳도 있어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해당 보도에 중국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중국은 튀기고 볶는 음식이 많아, 식당과 가정에서 막대한 양의 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관련 기사가 수억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후속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2005년, 2015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며 “얼마나 오랫동안 불량 식용유가 유통된 것이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