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과 전국 하수 분석해 ‘마약지도’ 작성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2023년 전국 17개 시·도 하수처리장에서 4년 연속 마약류 성분인 필로폰이 검출됐다. 코카인의 전국 평균 사용 추정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식약처는 29일 ‘2023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수역학은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학문이다.
식약처는 2020년부터 부산대 환경공학과 하수역학 연구팀에 의뢰해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 행태를 조사해왔다.
연구팀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하수처리장 34개소를 선정한 후 연간 분기별로 시료를 채집해 마약류 성분 검출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4년 연속으로 모든 하주처리장에서 검출됐다. 다만 1천 명당 하루 평균 필로폰 사용 추정량(이하 ‘사용 추정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20년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코카인의 경우 전국 평균 사용 추정량이 증가했으며 그간 서울 지역 하수처리장에서 주로 검출됐지만 2023년에는 세종에서도 처음으로 검출됐다.
지역별 사용 추정량을 보면 필로폰의 경우 경기 시화·인천이 높았으며,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광주, MDMA(메틸렌디옥시메타암페타민·엑스터시)의 경우 경기 시화·목포, 코카인의 경우 서울·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단, 지역별 사용 추정량은 시료 채취 시기의 강수량, 집회 등 이벤트나 하수처리 구역 내 유동 인구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앞으로 그간 실시해 오던 특정 물질 위주의 분석과 대사체를 포함한 다빈도 검출 물질 분석을 병행해 필요시 임시마약류나 마약류로 지정하고 신종 마약류를 탐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미영 마약정책과 사무관은 “향후 각 시‧도보건환경연구원과 협업해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실태조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