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뉴욕서 ‘세계 파룬따파의 날’ 기념 퍼레이드, 공산주의 반대 목소리도

2024년 05월 11일 오후 1:27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을 덮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빗방울이 잦아들면서, 파란색과 노란색 재킷을 입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위해 도심으로 모여들었다.

매년 5월 13일 ‘세계 파룬따파의 날’을 기념해 당일 혹은 도심 상황을 고려해 며칠 전에 열리는 축하 퍼레이드는 이제 뉴욕의 명물 연례행사가 됐다.

선녀 복장에 연꽃을 들거나 고대 중국의 복식을 차려입은 참가자들, 전통 양식으로 장식된 퍼레이드 차량, 마칭밴드, 중국식 북(요고)을 허리춤에 맨 요고대 등으로 구성된 행렬이 맨해튼 중심가인 42번가를 행진했다.

행렬 중간중간에는 특별한 치장을 하진 않았지만, 맨해튼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든 참가자들이 배치돼 어떤 퍼레이드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중국의 경사스러운 날에 빠지면 서운한 사자춤, 용춤을 추는 사람들도 활기찬 움직임으로 행사의 분위기를 띄웠고, 파룬궁 수련서적인 ‘전법륜’의 대형 모형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뉴욕을 찾은 사람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맨해튼 도심에서 열린 ‘세계 파룬따파의 날'(매년 5월 13일) 기념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2024.5.10 | 사미라부아우/에포크타임스

현지 당국에 신고된 집회시간은 준비시간 등을 포함해 이날 정오부터 4시간이었지만, 42번가 시작점에 가까운 2번 애버뉴에서 끝부분인 11번 애버뉴를 왕복하는 행진은 순조롭게 진행돼 1시간 반 만에 종료됐다.

뉴욕 퍼레이드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세계 파룬따파의 날’ 기념 행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파룬궁 수련자와 지지자,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약 5000명이 참가해 32년 전 이날 중국에서 처음 파룬따파가 일반에 공개된 날을 축하했다.

이날은 경사스러운 날이면서도 중국 공산당의 탄압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날이기도 하다.

파룬궁으로도 불리는 파룬따파는 1992년 중국에서 처음 대중에 알려졌으며, 이후 수련 인구가 급속히 불어나 90년대 말 당국 추산 수련 인구가 최소 7천만 명으로 집계 됐으며, 1999년 7월부터 중국 공산당의 극심한 박해를 받아 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파룬궁 수련자 왕후이쥔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세계 파룬따파의 날’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왕씨의 시누이는 파룬궁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4.5.10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지난 25년 동안, 수많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 공산당의 감시, 위협, 체포·구금, 강제노역, 폭행, 고문, 강제 장기적출을 통한 살인 등으로 신체의 자유나 목숨을 잃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세계 파룬따파의 날’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현수막에는 ‘중화의 자손이여, 마르크스의 후예가 되지 말라’는 취지의 중국어와 영어 메시지가 적혀 있다. 이는 이날 행사가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종식을 촉구하는 성격도 지닌 데 따른 것이다. 2024.5.10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뉴욕에서 중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수련자 왕후이쥔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신의 시누이이자 음악교사인 리춘위안을 생각하며 퍼레이드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 달 넘도록 갇혀 있는 시누이에게 적용된 혐의는 “금지된 노래를 집에서 불렀다는 것”이다.

왕후이쥔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 노래들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기념하는 가사였고 가족들에게 희망을 줬었다. 금지된 노래라 한들 자기 집 안에서 부르는 게 무슨 붙잡혀 갈 죄가 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집을 습격해 체포하면서 내 남동생(시누이의 남편)에게 한 말은 ‘우린 하루 종일 당신네를 감시한다. 당신 아내가 집에서 매일 노래를 부른다는 걸 아느냐?’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남동생이 일터로 나간 사이에도 시누이를 계속 감시해 왔다는 이야기다.

왕후이쥔은 “남동생 역시 파룬궁 수련자였는데, 2022년 파룬궁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게 만들려 지방 당국이 남동생의 회사에 압력을 넣어 물류 업무로 옮기도록 했다”며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것도 금지하고 탄압하는 게 중국 공산당”이라고 지탄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줄리아 바니아사디와 아들 키안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세계 파룬따파의 날’을 기념하는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두 사람은 모두 파룬궁을 수련하고 있다. 2024.5.10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파룬궁을 수련하고 건강해져서 기쁜 마음으로 퍼레이드에 참석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미국의 한 의료 센터에서 일하는 줄리아 바니아사디는 1998년 20세의 나이로 파룬궁 수련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당초 허리 디스크가 심했으나 수련 후 통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바니아사디에게는 파룬궁이 가정을 지탱하는 축이다. 그녀는 “요즘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끼고 살거나 주로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논다”며 “밖에서 놀 줄을 모르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사귀는 방법도 배우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시대가 무서운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내 아이들이 독립적이고 인생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무슨 일을 하든 먼저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 ‘옳은 일을 옹호하라’고 가르친다”고 밝혔다.

그녀의 세 자녀 중 한 명인 키안(9)은 이러한 가치관을 심어준 덕분에 학교에서 괴롭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녀는 “괴롭힘을 당한다고 욕을 하거나 맞받아치거나 우울해하는 대신 침착하게 행동하고 자기의 중심을 지키는 아이로 자라나고 있다”고 했다.

바니아사디는 파룬궁을 수련해 여러 가지 혜택을 입은 만큼, 파룬궁에 대한 부당한 비난과 증오를 해소하고 다른 수련자들을 돕는 일에 작지만 힘을 더하고 있다.

그녀는 제네바의 유엔 사무국을 방문해, 세계 각국 정상들을 향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알리고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어떤 사람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데 왜 신경을 써냐’, ‘우리 나라에서는 우리와 관련된 일만 해결하면 되지’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사실 중국 공산당은 어디에나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공산당은 이 세상의 모든 선한 것들을 반대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 영향을 실제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벤 스미스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세계 파룬따파의 날’을 기념하는 퍼레이드에 참가해, 파룬궁(파룬따파)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고 동시에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룬궁에 대한 박해를 끝내기 위한 활동에 힘을 보탰다. 2024.5.10 | 사미라 부아우/에포크타임스)

부동산 개발업자인 벤 스미스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최근 러시아와 세르비아 당국이 현지 파룬궁 수련자들을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권과 가까운 관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스미스는 “그들(중국 공산당)은 권력을 유지하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사람의 자유나 존엄성,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며 “다른 모든 신앙을 없애고, 사람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공산주의만 남겨야 직성이 풀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의 압력을 받고 있을 각국 정부 지도자들을 향해 “중국 당국이 경제적 수단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더 큰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미스는 파룬궁 수련의 장점도 소개했다. 그는 “면역력이 좋아진 걸 느낀다.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인데 수련 후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며 “파룬궁 수련을 통해 더 나은 사람, 더 건강한 사람, 더 활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하 사진으로 담은 퍼레이드 이모저모.

* 사진 촬영에 사미라 부아우, 마크 저우, 래리 다이, 장징이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 이 기사는 에바 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