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을 휩쓴 정체불명의 폐렴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환자도 늘면서 현지 상조업계가 또다시 호황을 누리는 모순적인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부터 중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 10월과 11월에 급증해 다른 연령층으로도 퍼진 미확인 폐렴에 대해 그간 중국 공산당 정권은 인플루엔자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피해 왔다.
그러나 중국 현지 대중과 국제 사회는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을 신뢰하지 않았고, 결국 이달 중순 중국공산당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인 ‘JN.1’ 감염 사례가 최근 중국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이 속에서 중국 허난성 주민들은 폐렴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했으나 당국 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며 현지 실상을 폭로하고 나섰다. 허난성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사망자 급증
허난성 난양시에 거주하는 저우샹(가명)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열과 감기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이 많고, 인근 병원이 모두 환자로 꽉 찬 상태”라고 말했다.
저우 씨는 “많은 어린이가 감염됐다. 그러나 사망자는 노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저우 씨는 또 “지금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당국의 의료 시스템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거론할 수 없기 때문에 노년층 환자들의 감염을 기저질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우 씨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환자들의 요청은 모조리 거부된다. 의사에게 코로나19 여부를 물어봐도 의사들은 답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저우 씨는 “사실 일반 대중은 모두 코로나19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주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부고 소식이 많이 늘었다. 사망자 중에는 청년과 어린이도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망 처리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진행된다. 친척과 친구들만 알게 하는 식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허난성에 거주하는 주민 류(가명)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동료 중 일부가 폐렴에 감염돼 중증인 상태”라면서 “많은 아이가 역시 폐렴에 감염됐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이것이 코로나19의 재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허난성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무(가명) 씨는 얼마 전 베이징에서의 폐렴 확산세를 피해 고향인 허난성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무 씨는 허난성에서도 많은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한 무 씨는 “베이징의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면서도 “위챗을 통해 허난성의 53세 여성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고 49세 남성도 같은 방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런 종류의 사망 소식이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허난성의 또 다른 주민 샤오(가명) 씨 역시 에포크타임스에 “많은 주민이 열과 감기 증세를 동반한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샤오 씨에 따르면, 위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백폐’ 증상이 발생한 환자도 현지에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한 환자들의 경우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퇴원했다.
자신의 삼촌도 이러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샤오 씨는 “현지 병원은 한 곳도 빠짐없이 이러한 환자들도 붐빈다. 또한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들은 코로나19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공산당은 엄격한 코로나19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아무런 준비나 경고 없이 갑자기 중단했다. 이후 중국 현지에서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지난해를 떠올리게 하는 현 허난성의 상황은 중국 다른 지역들에서도 관찰되는 추세다.
중국 후난성에 거주하는 펑(가명) 씨는 “우리 사무실에는 10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여기서 3명이 열이 나 병가를 냈고 그중 2명이 지난달 갑자기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장쑤성 주민으로 알려진 한 중국 누리꾼은 “이번 겨울은 너무 힘들다. 우리 아이는 열과 기침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나도 감염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24시간 구동되는 화장터, 늘어나는 사설 영안실
허난성 주민들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화장터가 밤낮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장례식 횟수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한다.
지난 며칠 사이에만 장례식 참석을 위해 두 번이나 장례식장을 방문했다는 저우 씨는 “장례식장이 붐비는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저우 씨의 친구는 장례식장에서 근무한다. 저우 씨는 “친구가 화장터가 24시간 운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며 “모두 24시간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에서는 정오 이후에는 시신을 화장하지 않는 관습이 있었다. 그러나 오랜 관습마저 깨지며 화장터는 밤낮없이 돌아가고 있다.
저우 씨는 “당국 산하의 관영 장례식장 외에도 지역 사설 장례식장과 영안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했다.
“관영 장례식장과 영안실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 3년 동안 많은 사설 장례식장이 문을 열었고 이러한 사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화장터는 매일 가동되고 있으며 화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