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 아닌 업계 관계자의 동향 분석
검열된 건지, 자진 삭제인지 확실치 않아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광둥성 선전시 집값이 폭락하고 있다는 글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자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검열하는 중국 공산당(중공) 국가안전부가 삭제한 것인지, 당국의 처벌을 두려워한 게시자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스스로 삭제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의 경기침체나 경제 위기를 예측하는 자”를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법률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삭제된 글은 선전의 아파트 등 여러 아파트 가격 변동을 나열한 후 “선전 부동산 가격의 대폭적인 하락은 투자자나 주택 구매자에게 중요한 변화”라며 “이 상황은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이 글에 따르면 선전시에서도 집값이 높은 바오안 중심구는 55% 폭락했고 다른 지역도 40% 이상 떨어졌다.
바오안 중심구의 아파트단지인 화양녠화쥔(花樣年花郡)은 420만 위안(약 7억 5000만원)짜리 아파트가 18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으로 반토막 났고, 진훙카이쉔청(金泓凱旋城)은 1070만 위안(약 19억 20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값이 38% 빠졌다.
또한 바오안 샤징의 보린진루이(博林君瑞), 난산 중심구의 요린궁위(友鄰公寓), 난산 과학기술단지의 화룬청(華潤城) 등의 아파트들도 40% 전후의 하락세를 보였고 푸톈구, 뤄후구, 룽화구 등 선전시 지역별 아파트 단지도 비슷한 낙폭을 나타냈다.
이 글은 경기 침체를 비판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의 변동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경제 상황, 정책 및 규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선전의 부동산 가격이 반드시 시장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불황에 빠진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글이 삭제된 것은 주택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확산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글은 지난 8일부터 중국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고 한때 4대 포털 사이트인 ‘왕이(netease)’ 등에도 전재되면서 중국 네티즌 사이에 열띤 토론을 불러일으키며 급속히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1선 도시인 선전도 이 모양이다. 다른 도시의 집값이 얼마나 비참한지 짐작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주택을 구입한 많은 사람에게는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선전 집값은 1선 도시 중에서도 가장 많이 부풀려진 것”이라며 “이번 하락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 것일 뿐으로 전체 부동산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중국 평론가 리닝은 “경제 동향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 문제 상황에 대한 논평이 인터넷에서 삭제되는 현상은 향후 중국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