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만 이노테크] ① 소프트웨어의 힘…밀레니얼웍스·레이디소프트·코코넛사일로

황효정
2023년 10월 16일 오전 9:04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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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설립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 CEO에게 창업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는 기관이다. 올해는 청창사 지원 기업 9개 사가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에 참가했다.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된 ‘2023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Taiwan Innotech Expo·대만 국제발명전시회)’에서 9개 기업 모두가 상을 받은 가운데, 에포크타임스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내걸고 대만 이노테크에 참가해 값진 성과를 낸 기업체들에 관한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라다버추얼|사진=밀레니얼웍스 제공

“트렌드에 늘 가까이하고, 융합·접목시킬 수 있는 유연함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3D 버추얼 캐릭터 라이브 프로그램 ‘라다버추얼’을 개발해 2023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에서 금상 및 특별상을 수상한 밀레니얼웍스의 송유상(36) 대표는 무엇보다도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밀레니얼웍스는 대만 특허청이 주최하고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가 주관한 ‘2023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Taiwan Innotech Expo·대만 국제발명전시회)’ 한국 출품단 중 한 곳이다.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는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분야별로 플래티넘상, 금상, 은상, 동상, 특별상 등을 시상한다. 밀레니얼웍스는 이번 엑스포에서 금상과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특별상의 경우 대만발명협회(TIA)가 직접 수여했다.

라다버추얼|사진=밀레니얼웍스 제공

금상과 특별상으로 인정받은 밀레니얼웍스의 핵심 사업 아이템, 라다버추얼은 3D 버추얼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사람이 말하거나 움직이는 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해 만들어낸 기존의 사전제작 방법이 아닌 실시간으로 개개인이 움직여서 만들고 표현하고 싶은 콘텐츠 라이브가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3D 버추얼 캐릭터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이다. 자기만의 ‘부캐(부가 캐릭터)’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와 함께 송 대표는 익명성 보장, 비용 절감, 확실한 브랜딩, 간편하고 쉬운 조작성, OSMU(원 소스 멀티 유즈·다중활용)를 라다버추얼의 장점으로 꼽았다.

송유상 밀레니얼웍스 대표|사진=밀레니얼웍스 제공

밀레니얼웍스는 원래 라이브커머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송 대표는 “쇼호스트가 기준 없이 계속 로테이션되는 점, 쇼호스트의 개인적인 이슈나 갑작스러운 변수에 대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점, 라이브커머스가 너무 진부화됐다는 점 등을 계속 경험하면서 기업 및 브랜드의 이미지에 더 맞는 재밌는 캐릭터로 라이브커머스를 좀 더 차별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미지가 제대로 구축된 캐릭터라면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그렇게 라다버추얼이 탄생했다.

송 대표는 “(이 과정에서) 청창사에서 각 전문가를 연결하고 만나게 주선해 주면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석원 ㈜레이디소프트 대표|사진=㈜레이디소프트 제공

“엑스레이(X-ray) 검사분야에서의 ‘구루’가 되고 싶습니다.”

구루는 힌두교에서 ‘지도자’라는 뜻이다. 레이디소프트주식회사의 이석원(42) 대표는 레이디소프트를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레이디소프트가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에서 선보인 제품은 ‘X-SOL’이다. 전자제품 및 부품의 내부 결함 유무를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검사하는 소프트웨어로, 사람이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인체 내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을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가 X-SOL에 동상을, 이와 함께 태국국립연구협의회(NRCT)가 특별상을 수여했다.

X-SOL|사진=㈜레이디소프트 제공
X-SOL|사진=㈜레이디소프트 제공

X-SOL의 강점은 “쉽다”는 데 있다. 엑스레이 검사장비 종류와 관계없이 소프트웨어 설치가 가능한 데다가 쉽고 정확하게 제품 및 부품을 검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레이디소프트는 X-SOL 검사 솔루션을 이용하면 잠재적 리콜, 안전사고 등의 손실 비용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 대표는 “저희가 개발한 제품은 저희가 가장 잘 쓸 줄 알았는데, 어느 공장에서 저희보다 저희 제품을 더 잘 쓸 뿐만 아니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검사를 하고 있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설립한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 11기 졸업생인 이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청창사 출신 기업 대표들과 사업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창업 과정 중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김승용 ㈜코코넛사일로 대표와 AI 물류 포워딩 플랫폼|사진=㈜코코넛사일로 제공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코코트럭’의 강점이죠.”

코코넛사일로가 이번 2023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에 출품한 인공지능(AI) 물류 포워딩 플랫폼 ‘코코트럭’은 화주와 운송사뿐만 아니라 물류시장 내 모든 플레이어를 연결, 누구나 쉽고 빠르게 화물 운송 의뢰를 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다.

운송이 필요한 화주는 화주용 앱에 간단한 운송 정보를 입력한 뒤 원터치 원스톱으로 화물 운송을 접수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한눈에 견적을 비교할 수도 있으며 화물 추적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화물차를 운전하는 차주는 차주용 앱으로 운송 이력을 관리하고 차량 할당과 화물 수령을 할 수 있다. 최적 주행 경로 산정 등의 기능으로 더 높은 업무 효율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운송사 또한 운송사용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화물 운송 과정을 시각화하는 한편 업무를 간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코코넛사일로는 빅데이터 기반 자동 가격 제안, 동적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 실시간 위치 기반 스마트 흔적 시스템 등의 사내 자체 기술력으로 물류의 품질을 향상했다.

AI 물류 포워딩 플랫폼 ‘코코트럭’|사진=㈜코코넛사일로 제공

청창사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창업자들과 함께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김승용(32) 코코넛사일로 대표는 “해외의 물류 시장은 여전히 이메일이나 전화 같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 또한 코코트럭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코코넛사일로 역시 이번 대만 이노테크 엑스포에서 동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