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이 “대만해협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외교 정책의 절대 핵심”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2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단 하루도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는 중국 공산당 당국은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대만을 군사적으로 위협해 왔다. 또 대만 침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매체에 따르면 클레벌리 장관은 영국 주간지 스펙테이터가 주최한 보수당 컨퍼런스 개별 행사에서 “막대한 규모의 교역이 대만해협에서 이뤄진다”며 “이 지역의 전쟁은 전 세계 경제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다시피 중국 경제는 언제나 강력한 게 아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붕괴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해협의 혼란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며 “중국의 대만 침공은 (영국의) 외교 정책 대실패를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중국 당국이 서방 국가와의 교역이 감소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영국은 중국 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 청년 실업률이 25%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중국의 신축 건물 수는 영국의 인구(6700만 명)보다 더 많다.
그는 중국인들이 시진핑 정부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자 중국 당국은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을 중단했다며 “중국 공산당은 경제력 (약화) 우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책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지난 8월 30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영국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는 보수당 컨퍼런스 행사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대화를 통해 중국 당국이 정책으로 인한 경제 혼란의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왕이 외교부장에게 필리핀, 영국, 미국, 호주 또는 기타 국가가 모두 중국과의 무역량을 줄이는 조처를 하고 있으며 그 누적 효과가 중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이 외교부장은 주의 깊게 내 말을 경청했고 중국 관리들도 매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지금 국제 사회에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두 자릿수 경제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지금과 다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국제사회 교역국은 서서히 중국을 멀리할 것’이라는 내용의 영국 외무장관의 말은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또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자재를 중국으로 보내는 대신 국내 가공을 늘리도록 장려했다.
중국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은 국제 시장을 옥죄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자재로 국내 가공을 늘리면 공급망 탄력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 국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자국에 머물며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클레벌리 장관의 중국 방문을 두고 일부 보수당 의원은 중국 당국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노를 표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일부 의원이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그들은 당연히 중국 정부의 행동에 좌절했다”며 이들 의원을 비판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영상에서 베이징 방문 이유에 대해 중국과 접촉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가치관과 일부 원칙에 도전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 정부와 접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