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유학 중인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 학생이 홍콩에서 실종됐다.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압송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27일 국제 앰네스티를 인용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압두왈리 아부두레헤만(Abuduwaili Abudureheman) 씨의 소식이 지난 5월 10일부터 끊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부두레헤만 씨는 친구에게 “홍콩 공항에 도착해서 중국 경찰에게 심문당하고 있다.”는 문자를 전송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아부두레헤만 씨가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해외 위구르족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법한 절차 없이 중국으로 송환돼 감금·고문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출신인 아부두레헤만 씨는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09년 한국에 와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2019년 11월부터 국민대 대학원에서 스포츠인문·사회과학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국회에서 열린 프로축구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가하거나 K리그 관계자, 축구 팬들과 만나는 등 생활체육과 관련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홍콩특별행정구는 한국 거주 위구르족이 홍콩 공항에 도착한 후 실종되었다고 주장한 국제앰네스티를 강력 비난했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5월 27일,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제앰네스티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근거 없이 홍콩 인권 상황을 비방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기록에 따르면 해당 인사는 홍콩에 입국하거나 입국을 거부당한 적이 없다.”며 국제앰네스티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홍콩 당국에 반박했다. 앰네스티는 AFP통신에 “아부두와일리 씨의 안전을 지속해서 우려할 것이다.”라며 “아부두와일리 씨의 친구는 여전히 연락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FP의 보도에 따르면 아부두와일리의 문자 메시지는 ‘간체 중국어’로 작성되었으며 기다리는 친구에게 자신을 두고 떠나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나는 검문을 받고 있고, 경찰은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으며 내가 나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아부두와일리 씨는 5월 10일 오후 11시에 홍콩 공항에 착륙하는 인천발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에 타고 있었다. 다만 캐세이퍼시픽은 탑승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해외 에서 위구르인들을 점점 더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경우에는 강제 송환하기도 했다. 알칸 아카드 국제앰네스티 중국담당 연구원은 금요일 성명에서 “부두와일리 아부두레헤만 씨의 불확실한 운명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위구르족은 8세기 중반부터 약 100년간 몽골 지역에서 유목 국가를 형성했다. 그러나 840년 키르기스족의 공격을 받아 사방으로 흩어졌다. 현재는 중국 서북부의 신장자치구에 거주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유목과 농경 문화를 결합한 복합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이를 오랜 기간 유지해왔다. 1930년대부터 중국에서 독립하여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을 건설하려는 민족운동을 전개하면서 중국 정부와 지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서방 국가들과 유엔은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재교육 수용소’ 등을 통한 광범위한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제기구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이래 중국 정부는 최소 80만 명에서 최대 200만 명의 위구르족, 카자크족, 우즈베크족 등 이슬람 소수민족을 강제로 구금했다.
이에 유엔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중국 당국의 행위를 ‘인권에 반하는 범죄’로 규정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소수민족을 활용한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고문과 낙태, 심지어는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주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것이며, 반중국 세력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반박, 서방과 계속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