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면세사업까지 넘보나…中 거대기업,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신청

이윤정
2023년 02월 28일 오후 5:55 업데이트: 2023년 02월 28일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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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 세계 최대 면세 기업인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력에서 불리한 국내 면세 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마감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신라·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면세점 4사와 중국 국영면세점그룹 CDFG가 참여했다. 면세 업계에 중국 기업이 입찰 신청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입찰 사업권은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로 구성됐다. 일반기업 면세사업권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DF1·2), 패션·액세서리·부티크(DF3·4), 부티크(DF5) 등 5개 구역으로 분류된다.

국내 면세점 4사는 5개에 모두 신청서를 제출했고, 중국 CDFG는 DF5를 제외한 4개에 참가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중견 면세사업권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 스위스 듀프리는 참가 신청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을 신청한 업체는 오늘(28일) 오후 4시까지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는 3월 인천공항 1차 심사와 4월 중 관세청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가 결정된다.

면세점 사업권 1차 심사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사업계획(60%)과 임대료 가격제안(40%)을 반영해 고득점순으로 복수 업체를 선정한다. 최종 심사에서 관세청 평가 점수 50%를 합산해 결과를 발표한다. 신규 사업자는 오는 7월 무렵 운영을 시작하며 향후 10년간 사업권이 유지된다.

중국 국영기업인 CDFG는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세계 매출 1위에 오른 바 있다. CDFG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높은 입찰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 위기를 겪어 온 국내 기업들이 거대 자본을 보유한 중국 국영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CDFG가 낙찰될 경우 화장품을 비롯한 면세점 업계에서 매출 ‘큰손’으로 불리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자국 면세점으로만 몰릴 수 있어 3년 만에 겨우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