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백령도’ 진먼현의원들 ‘진먼섬 영구 비무장지대화’ 요구

최창근
2023년 02월 07일 오후 5:45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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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양안(兩岸) 관계에서 대표적인 화약고로 불리는 대만 진먼(金門)섬을 ‘영구 비무장지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합보’,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은 2월 7일, 진먼현의회 내 새로운 교섭단체인 ‘초당파문정연맹’, ‘무당파연맹’이 ‘진먼섬 영구 비무장지대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선언문에는 진먼섬을 영구 비무장지대화해 양안 간 평화적 발전을 추구하고 무자비한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그동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되어 온 진먼섬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를 연결하는 연륙교 건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행정구역상 중화민국(中華民國) 푸젠성에 속하는 진먼현은 대진먼섬, 소진먼섬, 다단섬, 얼단섬 등 총 12개 도서(島嶼)로 구성된다. 행정구역은 진먼현 산하 3진(鎮) 3향(鄉)으로 구성되며 총면적 150.3397㎢에 인구는 2023년 기준 14만 1,505명이다.

진먼섬은 대만 본섬과는 약 200㎞ 떨어져 있지만 중국 푸젠성 샤먼시 영역과는 불과 1.8㎞ 떨어진 대만의 최전방 섬이다.

진먼섬은 지난날 실제 열전(熱戰)의 현장이었다. 국공내전 말기인 1949년 10월 벌어진 구닝터우(古寧頭) 전투에서는 진먼섬 구닝터우 해안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상륙작전을 펼쳤지만 국민당군의 반격으로 사망‧실종자 2400명, 부상자 3700명을 내고 퇴각했다.

1958년 이른바 8‧23 포격전에는 샤먼의 인민해방군이 대‧소 진먼섬에 40일 동안 약 47만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포격은 1979년 1월 1일 미중 수교를 기해 포격전 전면 중단을 선언할 때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포격전 후 대만 정부는 방위 최전선인 진먼섬 전체를 요새화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해안에는 지뢰를 매설했다.

그러다 양안 간 해빙 분위기 속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7년간 벌인 끝에 2015년 지뢰 13만 발을 모두 제거했다. 이후 진먼섬은 양안 간 평화의 상징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국민당 마잉주 총통의 집권기(2008~2016년)에는 양안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진먼섬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대만독립 노선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 집권 후 양안 간 긴장은 다시금 고조됐고 진먼섬 거주 주민들의 불안감도 자연히 높아졌다.

이 속에서 진먼현 의회 소속 정당 차원에서 이뤄진 공동선언문 발표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대만 매체들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