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 국적 투자자들이 미국 농지 및 다른 주요 산업에 투자하고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공개된 대선 캠페인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력으로 인해 미국이 공산주의 정권의 통제하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은 주요 인프라 인수에 있어 미국 기업들에 인수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도 그래야 한다”며 “에너지 자원, 기술, 통신, 농지, 천연자원, 의료품 및 기타 전략적 자산 등 모든 주요 인프라에 있어 새로운 대(對)중국 공격적인 소유권 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미부동산업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년간 중국 투자자들이 매입한 미국 부동산은 60억 달러(약7조5000억원)가 넘는다. 외국인 매수자 중 최대 규모(달러 지출액 기준)다.
앞서 최근 몇 년에 걸쳐 중국은 텍사스주와 노스다코타주의 미군 기지 근처 땅을 매입하고 에너지 기반시설 건설을 추진했다.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으로 하여금 미국의 국가 안보 정찰 및 주요 인프라 파괴를 가능하게 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력 경쟁자로 거론되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달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플로리다주는 지역 경제에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허용할 수 없다. 경제적·안보적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플로리다주 내 부동산 구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보안 위험성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심사를 담당하는 미 연방 위원회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달 노스다코타주 내 중국 기업의 옥수수 제분소 건설을 검토할 관할권이 없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초 중국 푸펑그룹은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 인근 농지를 매입했다. 문제는 해당 농지가 그랜드포크스 미 공군기지에서 차로 불과 20분 거리에 있다는 것.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는 최첨단 군용 드론, 신형 우주 네트워크센터 등 각종 미 군사 기밀을 보유한 곳이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과 공화당 의원들은 옥수수 제분소가 세워지면 미국 경제는 물론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정권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서는 중국의 토지 매입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내 모든 중국 공산당 활동에 대해 매우 우려해야 한다”며 “내가 오랫동안 말했듯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국의 미국 필수 산업 매입 금지와 함께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여지가 있는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에 대해 강제 매각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의 소유가 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미래가 확실히 미국의 손에 달려 있도록 할 것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재임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이 제기한 일련의 국가 안보 위협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중국 전략을 채택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적인 보안 문제를 일으킨 중국 거대 통신업체 화웨이를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중국 군사 관련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금지했다. 더불어 데이터 보안 위험을 유발하는 중국 소유 SNS 틱톡과 위챗 금지를 시도했다.
바이든 현 행정부 또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 감소를 추진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전략을 거의 일치할 정도로 채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