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정보위원장 “애플·테슬라, 중국 볼 때면 흐려지는 눈”

조영이
2022년 10월 20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2년 10월 20일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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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마크 워너가 “애플과 테슬라가 공급망과 시장 판매를 이유로 공개적으로 드러난 중국의 환경·인권 문제도 무시한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표면적으로는 ESG 경영을 한다고 선전하면서 정작 이에 맞춰 목소리를 내야 할 중국의 환경·인권 문제는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美상원 정보위원장 “애플·테슬라, 중국 시장 크다며 인권문제 외면”

워너 위원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과 테슬라 같은 기업은 ‘중국 시장이 너무 커서 우리는 (인권탄압 등에 대해) 모른 척해야 한다’고 이유를 댈 것”이라며 “홍콩·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이든, 신장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든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워너 위원장이 애플과 테슬라를 언급하며 비판한 이유는 이들이 중국 당국의 눈치는 보는 경영활동을 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은 제품의 99%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또한 중국은 전체 매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3%를 기록했다. 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20% 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애플로서는 중국 시장이 대단히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신장 위구르 지역에 매장을 열어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미국이 무슬림 강제노동수용소가 있는 신장위구르에서 생산한 제품은 수입할 수 없도록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통과시키고, 서방 각 기업들이 이에 동참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새로 매장을 연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에 있어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자 생산거점이다. 테슬라의 올해 3분기 매출 가운데 25%가 중국에서 나왔다. 또한 전체 전기차 생산의 약 50%를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맡고 있다. 올해 들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든 전기차는 100만 대로 이 가운데 90만 대를 판매했다.

애플과 테슬라가 외면하는 신장 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강제노동수용소를 짓는 등 위구르족 탄압을 자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에 대해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8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수용시설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3년 동안 준비했음에도 공개하지 않았던 해당 보고서는 미첼 바첼레트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8월 31일 전격 발간됐다.

“美, 中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주도권 빼앗겨”

워너 의원은 또한 미국이 중국의 공급망 및 이니셔티브에 대해 과도하게 의존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일련의 기술 영역을 지배한다면 중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합성생물학, 첨단에너지, 양자컴퓨팅 및 기타 신기술 등에서 중국과의 공급망 분리와 기술 경쟁에 관련된 추가 입법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애플과 테슬라가 관련 비판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워너 위원장은 “애플 같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다국적 기업에도 정말 실망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