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가 지난해 3억3천만 명으로 10년 전인 2010년에 비해 7.4% 증가했지만, 인구 증가율은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인구조사 결과는 텍사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강세주의 인구증가세를 나타내 주목받고 있다. 지역별로는 남부와 서부의 인구 증가가 동북부와 중서부를 앞질렀다.
미국은 인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주에 배분할 연방의회 하원 의석수를 결정하는데, 공화당 강세주의 인구가 늘어 내년 하원 의석수가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10년간 미국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친다.
텍사스는 의석 2개가 늘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몬태나, 오리건주는 1석씩 늘어난다.
반면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는 1석씩 줄어든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는 1846년 미국에 병합된 이후 170여 년 만에 최초로 의석이 줄게 됐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서는 바이든이 승리한 주는 5개 주가 하원의석이 1석씩 줄고 2개주에서 1석씩 늘어 총 3석 줄게 됐다. 반면, 트럼프가 승리한 주는 총 3석 늘게 됐다.
인구조사 결과만으로 어느 정당이 유리한지를 점치기는 이르다. 다만, 의석이 늘어난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에서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공화당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재 총 435석의 하원 의석 가운데 민주당은 218석, 공화당은 212석으로, 양당 간 의석수 격차는 6석에 그친다(공석 5석). 공화당에 3석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격차의 절반이 저절로 줄어든다.
미국의 대선과 상원선거는 4년마다, 하원선거는 2년마다 치러진다. 대선·상원선거 사이에 치러지는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부른다. 가까운 중간선거는 오는 2022년 11월 8일로 예정됐다.
버지니아대학의 선거 분석가인 카일 콘딕은 “의석 재분배만으로 공화당이 추가 의석 몇 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화당 입장으로서는 하원을 탈환하기 위해 내년 중간선거에서 5석만 뒤집으면 된다”고 했다.
미국 각 주에서는 이번 인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구를 재조정하고 주의회 의석을 재지정한다. 선거구 재조정이 완료돼야 이번 의석 재분배가 실제로 각 당에 얼마나 유리·불리할지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