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 사태가 벌어진 날 트럼프 지지자의 소화기에 맞아 순직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 브라이언 시크닉의 어머니가 “아들은 머리를 맞은 게 아니다”라며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소화기로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는 주류 언론의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글래디스 시크닉은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머리를 맞지 않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 같지만 확실하게 아는 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CNN, NBC 등 주류 언론은 의회 사건 당시 시크닉이 소화기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몇 주 뒤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 보도했다.
당시 NYT는 난입 사태 이틀 뒤인 지난달 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크닉이 친(親)트럼프 시위대에 구타를 당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NYT는 지난 16일 “브라이언 시크닉 경찰관의 사망과 관련해 의회 경찰국 관계자들이 그의 사망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정보가 나왔다”며 해당 기사의 내용을 업데이트했다.
문제는 지난달 8일에도 시크닉이 소화기로 머리를 강타당해 사망했다는 보도에 의문을 제기할만한 정보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한 보도도 나왔었다.
그러나 NYT는 뒤늦게 기사를 업데이트했는데 트럼프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의회 난입사태 ‘내란 선동’ 혐의로 같은 달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됐지만 지난 13일 상원에서 부결됐다.
시크닉이 시위대에 의해 사망했다는 주장은 트럼프에 대한 상원의 탄핵재판에서도 등장했다. 민주당 하원 탄핵소추 위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조장했다”면서 유죄 판결을 요구했고 이때 NYT가 보도했던 기사 내용이 인용됐다.
이런 가운데 시크닉의 형은 지난달 초 시크닉의 죽음과 관련된 보도에 의문를 제기했다. 그는 언론에 “(시크닉은) 어젯밤 내게 ‘후추 스프레이 두 번 맞았다’는 문자를 보냈고 그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크닉의 사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부검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시크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체포한 사람은 아직 없고 용의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의회 난입 때 상황을 담은 스트리밍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긴 했지만 시위대가 시크닉을 소화기로 구타하는 장면은 없었다.
의회 경찰국은 공식 성명에서 “브라이언 시크닉 경관은 근무 중 부상으로 사망했다”면서 “시크닉 경관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에 대응하던 중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서 사무실로 돌아와 쓰러졌고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글렌 그릴왈드 탐사보도 기자는 친트럼프 지지자들이 고의로 누군가를 살해했다고 언론이 기사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에 시크닉의 죽음이 많이 언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릴왈드는 지난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다른 4명의 사망자 중 그 누구도 시위대에 의해 사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의적인 폭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친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애슐리 배빗뿐”이었고 비무장 상태였던 그녀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의회 난입 사건으로 숨진 5명 가운데 2명은 의료 응급상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포크타임스는 의회 경찰국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