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31일 공식 개통한 중국판 GPS 베이더우(北斗·북두칠성) 위성항법 시스템이 과장됐다고 대만 싱크탱크 연구원이 지적했다.
대만 국민당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연구기금회의 리정슈 연구원은 베이더우 시스템 핵심부품 500개 이상이 100% 중국산이라는 중국 측 발표에 대해 “내부 정권선전용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리 연구원은 지난주 에포크타임스(대만판)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더우가 개발된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은 미국의 기술 지원 특히 반도체 연구성과에 크게 의존해왔다”며 베이더우에 대해 “실제로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베이더우 시스템 프로젝트 1단계를 시작해 올해까지 3단계를 진행했으며 총 90억 달러를 투입하고 위성 55기를 발사했다.
리 연구원은 “현재 미중관계의 갈등 국면을 볼 때, 향후 미국이 기술 사용을 제한하거나 핵심기술 수출이나 업그레이드를 동결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베이더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문은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의 수출과 관련돼 있다. 중국 공산당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이더우 시스템은 이미 아프리카를 비롯한 120여개 국가 및 지역에 수출됐다.
이들 국가와 지역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가 미중 관계 악화로 미국이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갑자기 베이더우 시스템이 먹통이 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리 연구원은 중국이 고품질 반도체 설계 및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 TSMC에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 기술과 장비가 들어간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한 미국의 제재에 따라 TSMC 역시 오는 9월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제재가 직간접적으로 베이더우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영향력은 향후 더욱 커진다는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은 베이더우 시스템을 공식 개통하면서 ‘우주 강국 건설’ ‘민간 분야 활용’ 등의 측면을 홍보했다. 특히 미국이 언제든지 GPS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시스템 보유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GPS가 당초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군사용으로 개발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베이더우 시스템 1차 목적도 군사용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전 엔지니어였던 진선 씨는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작전을 위해 독자적인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이 절실했다. 특히 중국의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싱크탱크 국가정책연구기금회 리정슈 연구원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시스템의 정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GPS가 그랬던 것처럼 군사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베이더우 시스템은 2018년부터 글로벌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예정 중인 위성이 모두 발사되면 정확도는 10m에서 10cm로 크게 높아지게 된다.
현재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미 공군 GPS의 정확도는 약 30cm로 알려져 있다.
리 연구원은 미국을 능가하려는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이 미국과 우주 개발 경쟁의 일환이라면서도 실제로 가능한 것보다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건조하던 미완성 항모를 사들여 개조한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독자 건조한 두 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을 예로 들어 “실제 군사적 위협은 높지 않다”면서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베이더우와 항공모함을 통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가하는 그 어떤 위협보다 훨씬 큰 내부 선전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