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공산당(중공) 당원과 그 가족의 입국을 금지하고, 현재 체류 중인 당원과 가족은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중공 탈당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에 본부를 둔 글로벌탈당센터(www.tuidang.org)측은 “사무실에 찾아와 탈당수속을 밟고 탈당증서를 받아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관련 문의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공 당원과 그 가족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공산당원과 가족은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 직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탈당센터 자원봉사자인 중국계 미국인 가오 씨는 “16일 아침에 탈당센터 운영을 시작하자마자 탈당증서를 받고 싶다는 중국인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탈당증서는 센터 측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다. 민간단체에서 발행하는 문서이지만, 현재 미국 이민당국에서는 중공 당원이 아님을 입증하는 문서로 인정하고 있다.
가오씨는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뉴욕,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각지에 사는 중국인들로부터 탈당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다”며 “아직 탈당을 안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미 탈당을 했지만 증서가 있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직접 뉴욕의 센터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센터 측에 따르면 탈당을 위해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온라인 홈페이지나 우편, 세계 각지에 마련된 임시 접수처나 자원활동가를 통해 접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까지 사람들이 찾아온 것은 그만큼 이번 미국 정부의 발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탈당센터는 정부나 기관이 아닌 개인이 설립한 민간단체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이 탈당 신청을 중공이 아닌 글로벌탈당센터에 접수하는 것은 중공이 정식 탈당 절차를 마련해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비를 체납하면 당원 신분이 박탈될 수 있지만, 시간이 소요되며 반드시 당적이 박탈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당적이 발탁되지만 이는 심각한 처벌에 해당하는 것으로 실행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정식 탈당 절차가 생기더라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인 중국에서 누군가 탈당을 신청한다는 것은 엄청난 대가가 따르는, 실현 불가능한 언감생심의 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공 탈당을 원하는 사람들은 지난 2004년 말 스스로 ‘탈당센터’를 설립해 이곳에 탈당 의사를 천명하는 것으로 탈당을 대신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세계 각지에서 참가자가 늘면서 오늘날 형태를 갖추게 됐다.
탈당은 중국 현지인들의 안전을 고려해 가명으로도 접수하지만, 7~8년 전부터는 중국 현지에서 실명으로 탈당하는 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센터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3억6천59만 명이 이곳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센터 대표인 중국계 이민자 이룽씨는 “공산당 탈당은 공산당뿐만 아니라 청년조직인 공산주의 청년단, 소년조직인 소년선봉대 등 3개 단체를 포함한다”면서 “센터에서 발행한 증서는 미국 정부로부터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탈당해도 마찬가지로 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중공 당원 및 가족 입국 금지 검토 방침이 전해지고 구글에는 탈당, 탈당 방법에 대한 검색이 급증했다.
검색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러한 검색 상당수는 구글이 차단된 중국에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나, 당원 중에서도 인터넷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중상위 이상 계층이 검색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