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시진핑 반대 세력’ 결집?…中 4중전회 앞두고 권력 재편설 무성

2025년 05월 07일 오후 3:07

중국 공산당(중공) 제20기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가 예정 시점을 넘기고도 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내 권력 재편을 둘러싼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잠잠했던 후계 구도와 관련된 인사설이 흘러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에 거주하는 시사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4중전회를 계기로 중공 고위직에 대규모 인사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선쿤은 “국무원 상무부총리 딩쉐샹(丁薛祥)이 당 총서기, 상하이시 당서기 천지닝(陳吉寧)이 국무원 총리, 국무원 총리 리창(李強)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장, 국무원 부총리 장궈칭(張國清)은 상무부총리로 내정됐다”고 주장했다.

4중전회는 당초 지난해 가을쯤 열려야 했으나,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 하반기 개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전인대 위원장 자오러지(趙樂際)가 전인대 폐막식에 불참했다가 이후 관영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점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인사 교체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오러지 위원장은 당초 폐막식 연설이 예정됐으나 감기 증세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폐막식 다음 날 모습을 드러내면서 중화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의 의견 불일치 때문에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이와 함께, 시진핑 체제에서 한동안 주변부로 밀려났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파벌’이 다시 정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청단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속한 파벌이며, 현재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후춘화(胡春華)가 이끌고 있다. 후춘화는 리커창(李克強) 전 총리 등과 함께 시진핑을 견제해 온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후춘화 부주석은 최근 아프리카 순방과 안후이(安徽) 시찰 등 공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당 기관지와 지역 관영 매체들은 그의 활동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공산당 당 간부 사관학교인 ‘중앙당교’ 산하 잡지 ‘치우스(求是)’는 5·4 청년절(청소년의 날)을 맞아 이례적으로 각각 시진핑, 공청단, 중앙당교 이름으로 된 기고문을 동시에 게재했다. 시진핑만 부각하는 대신 주요 기관을 나란히 내세운 모양새였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청년 이슈를 다루며, 관련 글을 게재했지만 시진핑의 이름은 부제목에만 언급해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위상이 격하됐다는 해석을 유발했다.

중국 정치의 대표적 ‘실세 가문’인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가족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손녀 후즈즈(胡知鸷)와 손자 후지광(胡霽光)은 각각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미국계 모건스탠리의 중국 지역 부회장급으로 발탁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제 금융권이 중국 권력 지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조직부에서도 주요 인사 교체가 이뤄졌다. 지난 4월, 통일전선부 부장 스타이펑(石泰峰)이 조직부 부장으로, 조직부 부장 리간제(李干杰)는 통일전선부로 이동했다. 고위 책임자 직위를 맞교환한 것은 매우 이례적 인사다.

특히 실세 기관인 조직부 부장에 임명된 스타이펑은 후진타오, 리커창, 후춘화 등 공청단 출신 인사들과 친밀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 역시 권력 재편 흐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주에 거주 중인 위안훙빙(袁紅冰) 전 베이징대 법대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체제 내부에 3개의 주요 세력이 시진핑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3개 세력은 각각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과 중국 공산당 혁명원로인 류샤오치(劉少奇)의 아들인 류위안 인민해방군 상장의 연합 세력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 장남 덩푸팡(鄧樸方), 천윈(陳雲) 전 부총리의 아들 천위안(陳元) 연합 세력 ▲마오쩌둥(毛澤東)을 추종하는 사회주의 극좌 세력이다.

앞선 두 세력은 중국 공산당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에 속하며 온건 개혁파에 분류된다.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사회주의 극좌 세력은 이들과 대립 관계에 있으나 시진핑 타도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접점이 생겼다고 위안훙빙은 분석한다.

4중전회는 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중간에 열리며, 중대한 인사 변동이 이뤄지거나 후계 구도가 논의되는 자리로 이해된다.

지난 2000년 4중전회 때는 후진타오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임명되며 후계자 지위를 확실히 했고, 2004년 4중전회 때는 군사위 주석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차기 지도자에 올랐다.

또한 2019년 4중전회를 앞두고는 시진핑의 후계자가 지목되는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으나, 후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시진핑의 집권 연장 의도가 가시화됐다.

중대한 인사 변동이 발생하는 회의가 다가오면서 중국 공산당 당내 권력 균열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