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주권’은 대만이 상식적… 많은 손실 감수하더라도 자국민 보호 우선해야

이가섭
2020년 03월 21일 오후 11:32 업데이트: 2020년 03월 22일 오전 10:15
TextSize
Print

바이러스 대응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 중국과 지리적, 경제적으로 가까움에도 확진자가 153명(22일 기준 )에 불과해 주목을 받았다.

대만은 일제강점을 겪은 것부터 경제 고속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 등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의 저자 최창근(37) 씨로부터 중공 바이러스 대응에 있어 양국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들어봤다.

– 이번 바이러스 사태 관련해서 한국과 대만의 대응은 어떤 점에서 달랐나?

대만은 자국민 보호, 감염원을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중시하다보니 중국발 입금 금지조치를 과감히 내리지 못했다.

–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된 결과라고 보나?

아무래도 (차이잉원 총통 당선 이후) 중국과의 관계를 덜 고려한다. 경제적 의존도가 예전보다 낮아진 것도 한 몫 했다. 차이잉원이 통치를 4년 동안 해오면서 대중 경제 관계가 이전보다 소홀해졌다. 중국이 대만에 경제 보복조치를 내리면서 대만 관광객도 감소하고, 무역량도 많이 줄었다. 한국에 비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을 많이 탈피했다고 볼 수 있다.

– 그래도 대중무역액은 대만과 한국이 비슷하다. 대만의 1인당 대중무역교역액은 한국의 2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

2003년 사스 사태라는 선례가 있었다. 당시 대만은 정보를 은폐했던 중국 정부의 발표를 믿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많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바이러스 감염원 차단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대만은 중국에서 지난해 미상의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공문이 전해지자마자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 대만 정부의 발빠른 대처도 눈에 띈다.

1월 11일 선거를 치루면서 행정적 공백이 우려됐다. 하지만 위생복리부가 강력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방역을 책임졌다고 볼 수 있다. 사스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준비도 잘돼 있었다. 한국도 메르스 사태를 경험으로 질병관리본부 체계가 더 정비되고, 종합병원에 음압병상이 설치되는 등 대비를 할 수 있었다.

– 마스크 관련 대응도 돋보인다. 마스크맵 제작부터 통제까지.

그렇다. 첫확진자가 발생하자 마스크 수출도 바로 금지했다. 마스크 공장을 직접 정부가 관리하려고 한 것도 눈에 띈다. 약국마다 마스크가 얼마나 남았는지 보여주는 ‘마스크맵’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한국이 실시하는 일종의 마스크 배급제도 대만에서 먼저 시행됐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잃었다. 이 상황에서 WHO에 가입하지 못한 게 오히려 대만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도 있는데.

중국은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두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주창했다. 이에 대만은 세계보건기구에 가입조차 못했다. 이에 자체적으로 방역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 한국의 대응은 대만과 비교했을 때 어떻나?

‘방역주권’을 한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행사하거나 안한다고 본다. 대만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며 자국에 대한 방역 주권을 적극 행사했다. 중요 국가들도 마찬가지로 중국발 입국을 차단했다.

– 한국이 방역주권에 소극적이었던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현정부가 친중 성향이다. 국민의 안전이 정치 외교적인 고려에 밀려 후순위가 됐기 때문이다. 시진핑 방한을 지나치게 염두에 뒀기 때문에 중국발 입국도 차단하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도 집에 난 불을 끄기 위해 방한을 연기하고 싶을수도 있는데 정부가 지나치게 고려를 많이 하는 것 같다.

– 중국과 지리적으로 먼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걸 두고 중국 공산당과 지나치게 가깝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대일로 정책과 관련된다고 본다. 이탈리아의 경우 유럽에서 유일하게 참여했는데,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탈리아로 가면서 바이러스를 확산 시켰다고 본다.

– 바이러스는 중국발이었다. 향후 어떤 상황으로 이어질 거라 예상하나?

중국은 공산주의 시스템 자체가 견고하게 박혀있는 나라다. 겉으로 보이는 정치인들 발고, 지역별로 사령관들이 실질적으로 뒤에서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공산주의 체제 자체가 균열이 생길 거라고 본다. 무너지면 좋겠다는 것은 희망적인 것이고 시진핑의 장기집권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본다.

에포크타임스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공 바이러스(CCP Virus)’로 명명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에서 출현해, 중국 공산당의 은폐로 인해 전 세계에 퍼져나갔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중국과 중국 공산당을 구분하여 이 바이러스를 ‘중공 바이러스’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