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며, 위안화 가치가 11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이번 위안화 가치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출품 3천억 달러 규모에 관세부과를 승인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거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것을 ‘환율 조작’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는 듣고 있나? 이것(중국의 환율 조작)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중국을 매우 약화시킬 심각한 위반 행위”라고 경고했다.
China dropped the price of their currency to an almost a historic low. It’s called “currency manipulation.” Are you listening Federal Reserve? This is a major violation which will greatly weaken China over time!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9년 8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환율 조작을 지적하면서 연준을 거론한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연준에 요청해왔다.
5일 중국 지도부는 위안화 가치를 1.4% 낮춰 달러당 7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미중 무역전쟁을 환율 전쟁으로 확전시키는 양상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오는 9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은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휴전에 합의했으며, 이후 지난달 30~31일 양국 당국자들이 상하이에서 무역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내지 못했다.
또한 중국은 수백만t의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미국에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현재 미국은 2천5백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관세가 부과되는 상품은 25%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제품으로서 스마트폰, 의류, 장난감과 기타 소비재 등이다.
앞서 2일 중국은 관세가 부과되면 보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또다른 트윗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환율 조작을 의도적으로 유지하며 수천억 달러를 미국으로부터 가져가고 있다. 이러한 일방적인 일은 오래전에 중단됐어야 한다”고 적었다.
China is intent on continuing to receive the hundreds of Billions of Dollars they have been taking from the U.S. with unfair trade practices and currency manipulation. So one-sided, it should have been stopped many years ago!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9년 8월 5일
중국이 자국 화폐 가치를 낮게 유도해 자국기업에 거액의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며 부당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 미국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부터 관세부과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며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무역협상을 벌여왔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은 4일 베이징은 미국의 관세부과를 되돌리려면 반드시 “일곱 가지 대죄”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중단, 강제 기술이전 중단, 해킹 및 무역기밀 절취 중단, 미국 시장에 대한 덤핑 및 미국 기업 배척 중단, 자국 국영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 중단, 펜타닐 중단, 환율 조작 중단”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중 양측은 오늘 9월 당국자간 협상을 예정함으로써 아직 상황을 타개할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