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해외법인 대표 전처 “화웨이, 中공산당 통제받는다” 폭로

린단
2019년 06월 27일 오전 11:12 업데이트: 2020년 04월 21일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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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現) 화웨이 호주 법인 대표이자 전 인도네시아 화웨이 CEO인 류하오성(劉浩生, Haosheng Hudson Liu)의 전 부인이 본보 기자에게 “화웨이가 외국 통신‧전신 회사를 앞세워 외국 정부를 매수해 중국공산당에 협조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류하오성은 1998년 화웨이에 합류했고 화웨이의 독일 연락사무소 부대표와 벨기에 연락사무소 대표, 인도네시아 연락사무소 대표를 지냈으며 2019년 5월 호주 화웨이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호주는 가장 먼저 화웨이를 봉쇄한 국가로, 2018년 8월 이후 화웨이는 호주의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배제됐다.

2004년 류하오성과 결혼한 란화(冉華)는 2009년 선전(深圳)을 떠나 외국으로 파견되는 류하오성을 따라 유럽에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0월 두 사람은 정식으로 헤어졌다.

이혼 후 란화는 중국공산당(화웨이)이 그녀의 전화를 감청하고, 인터넷과 메일을 모니터링했으며, 은행 개인정보를 해킹하는 등 감시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화웨이 관련 정보만으로도 “화웨이가 중국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주장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녀는 화웨이는 그들의 주장처럼 사기업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기업으로서, 중국공산당의 특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을 도와 외국 정부에 침투하는 화웨이

그녀의 말에 따르면,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중국공산당의 외교 정책에 협조하게끔 현지 정부, 특히 국가원수급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고 각국 현지 법인에 요구했다.

란화는 류하오성이 벨기에에 있을 때 현지 중국대사관에 정기적으로 업무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란화는 류하오성을 통해 ‘런정페이가 구두로 화웨이의 모든 연락사무소 대표에게 현지 국가원수 및 중요 관리들과 공적 관계를 잘 다지고, 또 그들을 화웨이와 중국에 초청하라고 요구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류하오성은 2014~2016년까지 벨기에 화웨이 대표를 맡았다. 벨기에는 EU 본부가 있는 곳으로, 화웨이는 2007년부터 벨기에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며 브뤼셀, 루벤, 겐트 그리고 뉴루모르 등 5곳에 사무실을 설립했다.

란화는 “2015년 6월, 벨기에 국왕 필립(Philippe Léopold Louis Marie)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화웨이가 배후에서 힘을 많이 썼다”며 “표면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정부 간 관계에서 이루어진 방문이지만, 화웨이가 뒤에서 일을 꾸몄다”고 밝혔다.

중국에 있는 동안 벨기에 국왕은 화웨이의 선전(深圳) 본사를 방문했고, 런정페이와 회견을 했다.

비록 화웨이가 벨기에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중공 정권해 간첩이 드나드는 관문일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8년 12월 유럽연합(EU) 과학기술담당 집행위원 엔시프(Andrus Ansip)는 유럽연합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의 몇몇 과학기술회사에 경고해야 한다면서, 이 회사들이 생산하는 웨이퍼가 “우리의 기밀을 빼돌리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했다.

2016년 5월, 류하오성은 인도네시아 화웨이 대표로 부임했다. 인도네시아 화웨이는 2000년에 설립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6400만 명이 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인도네시아의 통신업체 대부분은 외국 장비에 의존한다. 신화통신은 2017년 3월 27일 “화웨이는 인도네시아에서 16년간 운영했으며, 연합혁신센터 및 인도네시아 국가정보부(Kominfo)와 협력해 인도네시아의 정보통신 발전에 광범위하게 참여해 왔다”고 보도했다.

2019년 2월 세계이동통신대회가 끝난 뒤, 미국은 화웨이의 차세대 이동망 건설에 참여하지 말 것을 전 세계 동맹국에 촉구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끝내 화웨이와 5년간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란화는 “화웨이는 인도네시아 통신업을 지배한다는 우려와 함께 텔콤 인도네시아(Telkom Indonesia)과의 계약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를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텔콤 지분 절반 이상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표면상으로는 기업 간의 경제적, 기술적 협력이지만, 이를 통해 변칙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를 통제하려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2018년 5월 24일, 중공 인도네시아 대사 샤오첸이 인도네시아 화웨이를 시찰했다. | 인도네시아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화웨이, 금전적 이익 주는 대가로 외국 정부 통제해

화웨이는 해외시장을 빠르게 확장하는 한편, 중국공산당이 외국 정부와 관계를 발전하도록 돕고, 외국 정부 내에 침투, 외국의 베테랑 정치인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란화는 2017년 7월 몇몇 인도네시아 화웨이 직원들 모임에, 텔콤의 고객 매니저와 류하오성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고 했다. 내용은 2017년 초 화웨이가 어떻게 텔콤의 계약을 따냈고, 화웨이가 인도네시아 정부 대변인 루후트(Luhut Binsar Pandjaitan) 그룹과 통신부장관, 텔콤 CEO 등에게 어떤 이익을 제공했는지 관한 것이다.

루후트는 중국공산당 정부와 각별한 사이다. 2019년 4월 ‘시드니투데이’에 따르면, 루후트는 현 대통령인 조코 내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현재 해양총괄 장관을 맡고 있다. 그는 줄곧 인도네시아 정부를 대표해 대중 합작 사업을 조율하는, 중국공산당의 중요한 후원자다. 그는 2004년 채광, 에너지, 플랜테이션, 부동산 등의 사업을 망라하는 ‘Toba Sejahtra’ 그룹을 세웠다.

화웨이, 중국공산당 지원 받아

화웨이는 중국공산당의 특혜를 받은 기업이다. 2009년 9월 22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가개발은행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화웨이와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쌍방의 투자금을 300억 달러로 확대했다. 2005년에 국가개발은행은 화웨이와 100억 달러 융자 한도의 합작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가개발은행의 지분은 중국 재정부와 국가외환관리국이 보유하고 있으며, ‘국개행’은 몇 년 동안 화웨이에 거액을 저리로 대출해 주었다. 화웨이는 이 자금을 해외 통신 사업에 투입해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해외 통신 시장을 조속히 점령하려는 목적을 달성했다.

화웨이가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수법은 ‘특별’하다. 해외 사업자가 국가개발행에서 턱없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중의 하나인데, 해외 사업자가 자금상의 어려움 없이 화웨이 설비를 선정하도록 돕는 수법이다. 이는 화웨이가 외국 전기통신 사업자에게 변칙적으로 뇌물을 제공하도록 국가개발은행이 돕는 것과 같다. 란화는 화웨이가 벨기에에서도 이런 수법을 썼다고 폭로했다.

신변 위협을 느낀 란화의 선택

란화는 류하오성과 갈등이 높아진 후, 중국공산당과 화웨이의 검은 손이 그녀와 그녀 주변 사람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있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위협은 란화가 류하오성을 통해 ‘화웨이와 중국공산당에 얽힌 흑막’을 알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란화(冉華)는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내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보호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