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곡가 5인이 새해에 남긴 기록들
음악 거장들은 새해를 맞아 어떤 결심을 했을까? | SeventyFour/Shutterstock 역사상 위대한 작곡가는 모두 결단력과 자제력 그리고 인내심을 갖추었기에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이들이 만약 새해 결심을 세웠다면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거장들 중 ‘새해 결심’이라는 이름을 붙여 기록을 남긴 이는 드물다. 어떤 사람은 일기나 메모로 이에 가까운 다짐을 남겼고, 일부는 행동으로 그 결심을 직접 보여줬다. 천재성을 타고났음에도 부단히 노력했던 그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권했을 법한 새해 목표를 살펴보자.

바로크 시대 작곡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746년, 엘리아스 고틀롭 후스만 작) | 퍼블릭 도메인
바흐 ‘규칙적으로 생활할 것’
바흐는 엄청난 다작가였다. 현존하는 작품만 1,000여 점에 달하며, 학계에서는 이것이 실제 유산의 10%에 불과할 것이라 추정하기도 한다. 그는 매주 모든 행사에 맞춰 기계처럼 곡을 써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여기에는 새해 첫날을 위한 칸타타 7곡도 포함된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은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BWV 248)’의 4부이다. ‘감사하며 엎드려라, 찬양하며 엎드려라’라는 제목의 이 곡은 예수가 행한 기적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1735년 새해 첫날 초연돼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현대인은 흔히 예술적 창조를 변덕스러운 영감의 산물로 치부한다. 그러나 바흐에게 작곡이란 철저한 루틴 속에서 수행하는 신성한 노동이자 창작 활동이었다. 그는 작곡 과정에서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예술가 지망생이 그에게 어떤 새해 목표가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규칙적으로 사세요”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1789년에 제작된 모차르트의 미니어처 초상화 | 퍼블릭 도메인
모차르트 ‘주변을 정리 정돈할 것’
1784년 2월, 모차르트는 그해에 작곡한 모든 곡을 목록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해, 그는 복통과 구토를 동반한 심한 병을 앓았다. 다행히 회복된 후 유례없는 창작의 전성기를 맞았다. 작곡 속도가 빨라지자, 최소한 자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여기저기 흩어진 작업물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심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거창한 새해 다짐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7년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습관을 성실히 지켰다. 모차르트의 행적을 통해 삶을 정리 정돈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제프 카를 슈틸러가 1820년에 그린 베토벤의 초상화와 그의 미사곡 악보 | 퍼블릭 도메인
베토벤 ‘고마운 사람들에게 표현할 것’
베토벤은 일기에 격언을 일기에 써두는 습관이 있었다. 40대에 남긴 일기 속 ‘할 일이 산더미야, 지금 당장 시작해!’나 ‘모리배들과 어울리는 건 시간낭비’ 같은 문구를 통해 그가 어떤 고민과 고뇌를 했는지 엿볼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베토벤이 매년 후원자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 편지 내용이다. 그는 괴팍한 성격으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탱해 준 후원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는 일만큼은 결코 잊지 않았다. 예를 들어 1819년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에게는 지속적인 후원을 부탁하면서도 축복과 평안을 비는 편지를 보냈다.
그 해 마지막 날에는 안나 마리아 폰 에르되디 백작부인에게 신년인사 차 짧은 캐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작곡해 헌정했다. 후대 사람들은 그녀가 베토벤의 편지에서 언급된 ‘불멸의 연인’인지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베토벤이 오로지 그녀의 우정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3성부로 구성된 캐논을 작곡했다는 사실이다. 그에게 신년인사는 은혜에 보답하면서도 자기 성찰을 통해 나아갈 길을 찾는 준비과정이 아니었을까.

니콜라이 쿠즈네초프가 1893년에 그린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초상화 | 퍼블릭 도메인
차이콥스키 ‘나쁜 버릇은 끊어버릴 것’
차이콥스키의 일기를 보면 자기반성으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1889년 새해 일기에도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록이 남아있다. 전날 신년 기념 파티에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음주를 한 그는 아침에 일어나 깊이 후회한다. 반성하는 의미로 오전에는 발레 무용극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 사용될 음악 작업에 몰두했고, 저녁에는 금주를 한다. 이런 자신을 격려하는 것으로 그날의 일기는 끝을 맺는다.
예술가는 방탕한 습관을 지녔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차이콥스키는 자신을 단속하려 노력했다. 더 대단한 것은 자발적으로 나쁜 버릇을 고치려 했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든 맑은 정신으로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클래식의 거장은 알고 있었다. 새해, 술을 줄이려는 목표를 세운 이들이 있다면 특히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1890년의 장 시벨리우스 | 퍼블릭 도메인
시벨리우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 것’
1926년 9월,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는 자신의 역작이 될 ‘교향곡 8번’을 작업 중이라고 일기에 썼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붙들고 있었음에도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수년간 이 곡의 완성 여부에 대해 엇갈리는 말을 남겼다. 어느 해에는 곡을 다 썼다고 했다가, 다음 해에는 아직 머릿속에만 있다고 말했다. 지휘자들에게 곧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가 번복하고 연주회 일정을 발표했다가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결국 시벨리우스는 살아생전 8번 교향곡을 탈고하지 못했고, 1945년 그가 수많은 악보를 태울 당시 미완성의 8번 교향곡도 불타 없어졌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 일화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자’와 ‘완벽에 집착하지 말자’라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의 실패는 안타까운 사례로 남았으나, 그는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작년보다 나은 올해를 보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모범이 어디 있겠는가?
*김강민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