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의 대일 경제적 압박 효과 없어…日의 디리스킹 가속화할 뿐”

2025년 11월 21일 오후 4:30
2025년 11월 19일 도쿄 하네다 공항 국제선 도착 로비의 안내판이 중국발 항공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도착편을 표시하고 있다. │ Kazuhiro NOGI/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11월 19일 도쿄 하네다 공항 국제선 도착 로비의 안내판이 중국발 항공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도착편을 표시하고 있다. │ Kazuhiro NOGI/AFP via Getty Images/연합

전문가들은 일본을 겨냥한 베이징의 보복적 조치가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국가들에게, 중국이 시장을 무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집단적으로 줄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11월 20일(이하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이 베이징과 도쿄 간 경제∙무역 파트너십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미 긴장된 아시아 양대 경제국 간의 관계에서 있어서 가장 최근의 마찰이다.

호전적인 언사를 넘어 중국 외교부는 11월 19일 베이징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이보다 앞선 보복 조치로 중국 문화관광부는 11월 16일 자국민에게 안보상의 이유로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분쟁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일본은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힌 후 촉발됐다. 이는 현직 일본 총리가 대만의 안보를 일본 자국의 생존과 명시적으로 연결한 첫 사례로, 중국 당국의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중국의 제재에도 덤덤한 일본

일본 법과 외교 관계를 전문으로 하는 은퇴한 국제 변호사이자 정치 분석가인 나이토 에도는 중국의 대응을 단순히 보여주기식이며 효과가 거의 또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나이토는 에포크타임스에 “일본은 2년 넘게 중국공산당의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받아왔다. 그동안 일본은 수산물에 대한 새로운 고객을 찾았기 때문에 중국의 금수 조치가 재부과되어도 의미 있는 재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일본이 파손된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한 것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중국은 처리수 방류에 강력히 반대하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금수 조치를 부과했다. 그러나 유엔 산하 핵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중국의 조치에 앞서 처리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칠 방사선 영향이 “무시할 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여행 금지와 관련해 나이토는 일본이 이미 과잉 관광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방문객 감소가 의미 있는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넘치는 인파에 지쳤던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중국인들이 빠진 공간을 채우거나, 중국 관광객들이 내년으로 여행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행 금지 조치가 업계 수익을 주도하는 고액 소비 개인 관광객보다는 주로 단체 관광객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정적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단체 관광객 수가 줄어도 별 영향이 없다.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온다.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관광객들은 단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 1일 중국 국경일 연휴 기간 도쿄 긴자 지구를 걷고 있는 중국 관광객 일행. │ Tomohiro Ohsumi/Getty Images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정치국제학부의 스티븐 너지 교수는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가 베이징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계속 누리고 있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너지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오사카 총영사의 매우 비외교적인 발언부터 대규모 허위정보 캠페인과 일본 수산물에 대한 제재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이 일본에 대해 경제적 강압을 휘두르는 공격적인 가해자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비외교적 발언”은 중국 오사카 총영사 쉐젠이 11월 8일 엑스에 올린 게시물을 가리키는데,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 “끼어든 더러운 머리는 잘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후 그 메시지를 삭제했다.

중국의 대일 공격은 역효과만 낳을 뿐

싱가포르 난양공대 사회과학대학의 코가 케이 부교수는 중국의 위협 전술의 이면 전략을 분석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은 다카이치 정부 내에 경계심, 심지어 두려움을 심어주어 발언을 자제하고 중국에 대한 대담한 입장을 피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이 문제를 오키나와와 대만 인근에서 군사 및 해경의 존재를 확대할 기회나 명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러한 반응은 중국공산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매우 민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스스로 통치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베이징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무력으로 점령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너지는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코가의 견해에 동조하며, 중국의 이러한 공격적 행동이 역설적으로 많은 나라에게 대만의 핵심적 중요성을 인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는 베이징의 희망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2025년 11월 10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운데)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 Kazuhiro Nogi/AFP via Getty Images/연합

너지는 “대만에 대한 강압이 많은 국가에 중요한 문제가 된다면, 그들은 대만을 국제 공공재로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고 간접적으로 대만에 더 많은 외교적 자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조치들이 “명백히 일본의 정치와 내정에 간섭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에게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집단적으로 낮추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러한 전술이 중국 자체의 성장에 역효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한 일은 자국 경제를 둔화시키는 조건을 추가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며, 이는 중국의 사회적∙정치적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강압이 도쿄의 디리스킹 가속화

일본 주요 신문 중 하나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명백한 경제 보복은 오노다 기미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11월 18일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경제적 강압에 의존하는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오노다 장관이 제기한 위험에 대해 나이토는 “코로나 발생 이후 일본은 베이징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부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비해 왔으며, 이번 일련의 양국 간 긴장 이후 이러한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나이토는 “일본은 중국에 대한 신규 직접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중국 내 일본인 수를 줄여 왔다. 앞으로 그 수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너지도 비슷한 평가를 공유했다. 그는 도쿄가 수년 전 중국 공산정권의 정치 체제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여 왔으며, 이제 그 과정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너지는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시장의 무기화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강압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게 된다. 일본은 이 작업을 진행해 왔고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