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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샤 “허웨이둥 등, ‘사병 조직’ 음모로 숙청당해”

2025년 10월 27일 오전 9:56
10월26일 유튜브 토크쇼 ‘팡페이의 시간(方菲時間)’에 출연하여 대담하고 있는 차이샤 전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오른쪽) | 인터넷 캡처10월26일 유튜브 토크쇼 ‘팡페이의 시간(方菲時間)’에 출연하여 대담하고 있는 차이샤 전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오른쪽) | 인터넷 캡처

중국공산당(중공)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상장(上將) 9명이 동시에 해임되며, 중공 집권 75년 역사상 하루 만에 가장 많은 군 고위층이 숙청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 중앙당교 교수 차이샤(蔡霞)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인사 발표 뒤에는 숨 막히는 권력투쟁이 숨어 있다”며 “이번 숙청은 중공 군 내부의 심각한 권력 균열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4중전회는 10월 23일 폐막했으며, 신화통신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장성민(張升民)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보충 선임하는 한편, 허웨이둥(何衛東)과 먀오화(苗華) 등 9명의 상장을 당적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낙마한 9명 모두가 시진핑 주석이 직접 임명한 인사로, 2022년 제20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이 임명한 상장 중 14명이 숙청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실상 ‘자기 사람’이 숙청의 주된 대상이 된 것이다.

차이샤 전 교수는 유튜브 토크쇼 ‘팡페이의 시간(方菲時間)’에서 “이번 대숙청은 전적으로 시진핑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장유샤(張又俠)가 선수를 친 정치적 반격의 성격이 강하다”며 “권력 내부의 불신과 생존 경쟁이 극단에 달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2023년 7월 로켓군에서 폭로된 대규모 부패 사건을 언급하며 “중앙군사위원회 군기위원회가 2017년 10월 이후의 장비 구매 비리를 제보하라고 지시한 시점이 바로 장유샤가 장비발전부 부장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승진하던 때”라고 강조했다.

차이샤는 “이는 장유샤 머리 위에 ‘다모클레스의 검’을 매단 것과 같았다”며 “장유샤는 위협에 가만있지 않고 먼저 반격에 나섰고, 리상푸(李尚福)의 조사와 허웨이둥·먀오화 등 9명의 상장 낙마는 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는 “허웨이둥과 먀오화가 톈진 회랑 지역에 어느 전구(戰區)에도 속하지 않는 ‘사병’을 조직해 시진핑을 위한 비상 무장세력을 구축하려 했지만, 이 계획이 장유샤에게 발각돼 숙청의 빌미가 됐다”고 폭로했다.

차이샤는 “시진핑의 건강이 3중전회 당시 불안정했고, 이로 인해 권력 투쟁의 틈이 생겼다”며 “장유샤는 이 기회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고 4중전회 전에 9명 숙청 결정을 강행해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과는 권력의 ‘미묘한 균형’을 드러냈다. 장성민이 군사위 부주석으로 승진했지만 정치국에는 오르지 못했다. 차이샤는 이를 “공포의 균형”이라 표현하며 “양측 모두 상대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일시적 공존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충성 상실’ 표현, 단순 부패 아닌 반역 신호

중국 문제 전문가 장톈량(章天亮)은 이번 군부 숙청을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라 정권 내부의 극심한 불신을 드러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장유샤가 시진핑을 전복하려 했거나, 반대로 시진핑이 장유샤를 제거하려 했다면, 이런 권력 투쟁은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 일격전’이 됐을 것”이라며 “장기전 양상은 양측 모두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장톈량은 또 “군 수뇌부의 지속적인 동요는 중공의 군사력과 결속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숙청은 규모 면에서도 이례적이다. 낙마한 장성들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로켓군, 무장경찰, 동부전구 등 핵심 요직에 걸쳐 있으며, 사실상 군 권력 구조 전반이 흔들렸다.

또한 중앙위원회 예비위원 명단 중 왕리옌(王立岩) 로켓군 부사령관, 왕캉핑(王抗平) 연합보급지원부대 사령관 등 7명이 관례대로 승계되지 않아, 이들 역시 조사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대학교 명예교수 밍쥐정(明居正)은 시사 프로그램 ‘정경최전선(政經最前線)’에서 중공 군보가 이번 사건을 보도하며 ‘충성 상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만약 단순히 부패 문제였다면 중공은 이런 정치적 용어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최고 지도자에 대한 불충, 나아가 쿠데타 시도와 같은 정치적 음모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