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콜롬비아 대통령에 ‘불법 마약 지도자’ 비난… 보조금 중단

2025년 10월 20일 오전 10:02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우레고 대통령이 2025년 9월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Pamela Smith/AP Photo/연합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우레고 대통령이 2025년 9월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Pamela Smith/AP Photo/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9일(이하 현지시간)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불법 마약 지도자(illegal drug leader)’로 규정하며, 미국이 콜롬비아에 제공하던 모든 보조금과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전역의 크고 작은 지역에서 마약 대량 생산을 조장하는 불법 마약 지도자”라며 “마약 생산은 현재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산업이 되었으며, 미국이 대규모 보조금과 자금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트로는 이를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보조금은 결국 미국을 장기적으로 속이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이날(10월 19일)을 기점으로 미국이 콜롬비아에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자금 지원과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되는 마약이 “미국으로 대량 유입돼 죽음과 파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는 “페트로는 미국에 대해 막말을 일삼는 평판 낮고 인기도 없는 지도자”라며 “그는 즉시 이 ‘죽음의 밭(killing fields)’을 폐쇄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나서서 닫게 할 것이다. 다만 그 방식은 결코 평화롭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편 미국 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은 2023 회계연도에 콜롬비아에 7억 4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고, 2024 회계연도에도 5억 8천만 달러 상당의 추가 지원이 예정돼 있었다.

콜롬비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측근과 참모들로 부터 잘못된 정보를 듣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21세기 콜롬비아에서 마약 밀매 조직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콜롬비아 정치권과 마약 조직의 유착을 폭로한 사람이었고, 그 사람이 바로 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마약 밀매 조직과 민주당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페트로 대통령이 미국의 공습을 ‘살인 행위’로 규정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확인된 마약 테러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공습이었다고 밝혔지만, 페트로 대통령은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10월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살인을 저질렀으며, 우리의 영해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부 알레한드로 카란사는 마약 거래와 아무 관련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 그의 일상은 단지 고기잡이였다”며 “엔진 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콜롬비아 어선은 조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미국 정부의 해명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페트로 대통령은 같은 날 또 다른 게시물에서 “9월 16일 미군의 공격을 받은 콜롬비아 선박은 엔진 하나가 손상된 상태로 갑판에 올려져 있었다”며 “그 선박은 ‘추정컨대’ 콜롬비아 영해 내에 있었으며, 미국 법무장관 팸 본디는 즉각 법적 보호 조치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5일 “미군이 남부사령부(SOUTHCOM) 관할 구역에서 ‘확실히 확인되고, 극도로 폭력적인 마약 카르텔 및 마약 테러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물리적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습이 “표적들이 미국으로 향하던 공해상에서 수행됐으며, 그 결과 3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0월 16일 카리브해에서 잠수정 형태의 선박을 대상으로 한 군사 공격에서 생존한 콜롬비아인 1명과 에콰도르인 1명을 각각 본국으로 송환 중”이라고 10월 18일 발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정보당국은 해당 선박이 주로 펜타닐과 기타 불법 마약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선박에는 4명의 마약 테러리스트가 탑승해 있었고, 그중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한 2명은 각각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로 송환돼 구금 및 기소될 예정이며, 이번 작전에서 미군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0월 17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공습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 미국이 진행 중인 마약 테러 조직에 대한 작전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최근의 공습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모두 공개할 단계가 아니지만, 곧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미국이 남카리브해 일대에서 마약 밀매 혐의 선박을 대상으로 군사 공격을 강화하자, 일부 의원들은 이러한 작전의 법적 근거와 정보 판단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팀 케인 상원의원은 9월 첫 공습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습이 합법적인지조차 불분명하며, 왜 미국이 마약 밀매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정보 확보 대신 직접 공격에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