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의 최근 무역 조치, 내부 정치 갈등 노출” 분석가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0월 13일(이하 현지시간) TV 인터뷰에서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에 대한 새로운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오판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무역 갈등 속에서 미국이 중국 공산당(CCP) 내부의 두 세력이 향후 미·중 관계의 방향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경파 세력이 중국 공산당의 중대 회의인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를 앞두고 긴장을 조성하려 하는 반면 원로들이 이끄는 또 다른 파벌은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가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국방안보연구원의 션밍스(沈明室) 연구원은 “현재 중국 공산당이 권력 투쟁 한가운데에 놓여 있음을 베센트 장관은 이해하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게 ‘좋지 않은 시기(bad moment)’가 찾아왔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세의 역전
중국 정권이 10월 9일 발표한 새로운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미국은 즉각적인 반발로 대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산 희토류 성분이 0.1% 이상 포함된 제품을 수출할 경우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반도체 및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에는 사용을 불허할 방침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정권이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와의 무역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러한 결정은 오히려 베이징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은 아직 중국에 맞서 사용할 카드가 많다”고 언급해 왔으며 이번에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또한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 그리고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보이콧에 대응해 미국도 식용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제 공은 베이징으로 넘어갔다(The ball’s in Beijing’s court)”며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중국 정권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희토류 수출 제한, 누가 지시했나
희토류 관련 조치는 중국 상무부가 발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무부는 시진핑 총서기의 계파나 그의 직접 통제를 받는 국가안전부 등 다른 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미 온건파 성향을 지닌 부처로 알려져 있다.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가 시진핑의 명시적 승인 없이 하급 관리가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한 인물이 ‘미·중 관계를 훼손하려는 강경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션 연구원은 이러한 해석이 베이징의 통상적인 행동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과는 다르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과 베이징에 체면을 지켜줄 ‘출구’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한 말일 수도 있고, 정말로 이번 조치가 시진핑의 지시가 아니라고 믿고 한 말일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은 반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총서기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권력 장악력을 강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션 연구원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발표한 직후에 중국 공산당 내 ‘원로파’가 시진핑 측근 세력에 대해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한 성명을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 세인트토머스대학 국제학 및 정치학과의 예야오위안(葉耀元)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대로 중국 내부에서 누군가 고의로 사태를 교란하려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 교수는 중국 공산당 내부 일부 인사들이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반면, 다른 측은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미국과의 협상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로만 말하며 내부의 이러한 분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내부 이견을 드러낸 관료를 처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예 교수는 “이런 현상이 오늘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중국 체제 내에서는 늘 있어 왔던 일”이라며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입장과 정책 내부에서 나타나는 모순과 균열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션 연구원은 시진핑 총서기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그리고 국가안전부가 중국 상무부에 압력을 가해 이번 발표를 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션 연구원은 이러한 전략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군이 취해온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들이 필리핀 선박을 의도적으로 들이받는 도발을 함으로써 협상 구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몰고 가거나 영향을 미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가 “막대한 위험을 수반한 결정으로,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션 연구원은 이어 “이번 조치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추진된 것이 아니라 권력 투쟁이나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예 교수는 일부 중국 공산당 엘리트들이 “더 이상 미국과 경쟁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이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중국의 미래가 모든 이를 끌어내리는 강경파에 의해 결정될 것이냐’, 아니면 ‘미국과 협상할 의지가 있는 온건파에 의해 결정될 것이냐’다”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중대 회의
베이징의 이번 도발은 370명의 고위 중국 공산당 관료들이 향후 5개년 계획을 내놓는 비공개 회의를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이 회의는 4중전회로 불리며 오는 10월 20일 시작해 나흘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전했다.
예 교수는 ‘무역 긴장 고조’란 형태로 나타난 내부 권력 투쟁의 징후를 들어 “이번 4중전회는 매우 어려운 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온건파와 강경파 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미국 도발을 유도하려 한 관료들은 다가오는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4중전회 이후 새로운 조사 물결이 일어나 어떤 파벌의 관료들이 물러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예 교수는 “중국은 현재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온건파는 중국 경제가 붕괴 직전에 있으며 미국과 건설적 논의와 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면 중국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경파는 항상 명예가 실질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며 체면을 잃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예 교수는 “이 두 세력 간 줄다리기가 실제로 표면화됐으며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흥미로운 논의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시진핑 총서기가 집권한 이후로 논의 자체의 의미는 크게 제한적이었다”며 “논의가 시진핑의 견해를 지지하지 않으면 결국 시진핑이 직접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 교수는 “시진핑 총서기는 여전히 강경파 위치에 있다”며 “만약 시진핑이 미국과의 관계를 경쟁 구도나 냉전 상태로 설정한다면 4중전회에서 온건파 목소리는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션 연구원은 중국의 심각한 경제 상황이 미국과의 관계 완화를 원하는 원로파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 보도가 이 파벌의 관료들을 지지하며 시진핑에게는 점점 불리한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는 점을 지적했다.
션 연구원에 따르면 양측은 회의가 열리기 전 6일 동안 가능한 한 많은 관료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결과는 지도부 교체와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에 ‘강한 위치’에서 협상할 것을 지시했으며, 션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욱 자신감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션 연구원은 “자신감이 높아진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현재 시진핑이 처한 곤란한 상황을 활용할 것”이라며 “그는 4중전회에서 시진핑이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지, 아니면 스스로 물러날지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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