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민대 부총장 “청년 실업 문제, 정치적 문제 촉발할 수 있어”

정향매
2023년 07월 06일 오전 6:45 업데이트: 2023년 07월 06일 오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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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적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

류위안춘(劉元春) 중국인민대 부총장의 경고이다. 최근 발간된 경제 관련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했다.   

류위안춘은 거시 경제 분야 권위자이다. 상하이 재정(財經)대 총장,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 베이징경제학회장, 국무원 교육부 공공관리교육위원회 부주임위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류 부총장은 제14차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 중이다.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주재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단체 학습에 연사로 나서는 등 공산당 지도층에 지속적으로 경제 관련 자문을 제공해 오고 있다.

류 부총장이 이끄는 중국인민대 경제연구소 산하 ‘중국거시경제포럼(CMF)’은 6월 28일 110쪽 분량의 ‘2023 중국 거시 경제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올해 첫 5개월간 매월 증가세다. 4월에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는 20.4%로 집계된 데 이어 5월에도 20.8%로  소폭 늘어났다. 

중국 런민대 경제연구소 산하 ‘중국거시경제포럼(CMF)’ 6월 보고서에 담긴 ‘중국 실업률 추의’ 그래프. 초록색, 보라색 파란색 선은 각각 도시 전체 인구, 16~24세 인구, 25~59세 인구 실업률을 의미한다. | 보고서 갈무리

류 부총장은 보고서에서 “청년 실업 문제는 앞으로 10년간 지속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계속 악화할 전망”이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 분야를 넘어 기타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정적으로 정치 문제를 촉발하는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7월 3일(현지 시간) 해당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주말 동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CMF 보고서 캡처 이미지를 공유하며 ‘정치적 문제 촉발’ 경고 내용을 특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해당 웨이보 게시물은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 차단됐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보고서 공동 저자 중국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원 류샤오광(劉曉光) 박사와 신용등급평가회사 CCIX 연구원 옌옌(閆衍)은 중국의 청년 취업난 원인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민간 부문 침체로 꼽았다. 

류 부총장과 공동 저자들은 보고서에서 “정부 보조금 정책만으로는 민간 투자 부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과 노동 시장 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법치에 대한 신뢰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법치를 개선하고 사유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