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팬데믹 손실 2경원, 中 공산당에 책임 물어야” 헤리티지 재단

“코로나19 확산, 다른 나라도 책임 있지만 은폐한 건 중국 공산당이 유일”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에 초래한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보고서 링크).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데릭 모건 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의 한 행사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재앙적인 은폐에 대해 미국이 중국 공산당에 책임을 묻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64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사용한 비용은 18조 달러(약 2경4790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순자산의 약 13%에 달하는 액수다. 보고서는 “이러한 손해 규모는 이번 글로벌 보건 위기가 미국에 미친 심대한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총비용에는 △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사망으로 인해 예상되는 손해 8조6000억 달러(약 1경1847조원) △팬데믹 기간 경제 생산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손해 1조8000억 달러(약2480조원) △미국인들이 경험한 ‘장기 코로나’ 증상이 지속되면서 가져온 손해 6조 달러(약8267조원) △국민들의 정신 건강 개선 비용 1조 달러(약 1378조원) 이상 △교육 분야의 손실 4350억 달러(약 599조원)가 포함됐다.
이 보고서는 헤리티지 재단이 소집한 초당파적 위원회가 작성했으며 중국의 제외한 다른 정부나 기관, 개인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현과 그 확산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책임 추궁에 거세게 반대한 것은 중국 당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의 이러한 행동이 코로나19 팬데믹의 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당국의 조직적 은폐
2019년 말 중국 중부에 있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 SARS-CoV-2(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났을 당시 중국 당국은 국내 발병 사태가 팬데믹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 7주간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위원회는 발견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전염병 확산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선택을 일관되게 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 중국은 전 세계에 경고하는 대신 보건 위기에 대한 정보를 은폐했다.
2019년 12월 코로나19 감염증이 우한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우한 당국은 의료기관에 당국의 허락 없이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후베이성 공산당 선전 기관은 콘텐츠 검열관 1600명 이상을 고용해 인터넷에서 코로나19 감염증 발병 관련 정보를 차단하도록 했다.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전 세계에 경고하려는 중국 의료진, 언론인을 비롯한 자국민에 대해 중국 공산당은 공격적인 방식으로 그들을 침묵시키고, 때로는 투옥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당국은 사람 간 전염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의료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을 비난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사망자와 추가 전염이 발생했다.
우한시중심병원 안과에서 근무했던 (故) 리원량 의사는 코로나19감염증 확산 초기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공개했다가 이른바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현지 공안의 질책을 받았다. 이후 그는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로부터 코로나19바이러스에 감염돼 결국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또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상황을 외부에 알리려 한 행위를 문제 삼아 다수 언론인과 시민 활동가를 감옥에 가뒀다. 그들 중 일부는 지금도 수감돼 있거나 공안 당국의 감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
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정보를 은폐하기 위한 노력은 내부 고발자를 침묵시키고 이른바 ‘민감한 정보’는 은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또 허위 데이터를 발표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요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중국 보건 당국이 2020년 1월 3일 내부 공지를 통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든 실험실에 초기 샘플을 폐기하거나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 넘기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전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령한 사례를 들었다.
그로부터 7일 후인 1월 20일에야 중국 당국은 이 미지의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제 사회에 이 사실을 알리기 이틀 전에도 우한 당국은 4만 가구 이상이 참석한 신년 축하 연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결국 ‘슈퍼 전파’ 행사가 되고 말았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한 그해 1월 23일까지 이미 700만 명이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그곳을 떠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에 따라 26개국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우한에서 빠져나온 여행객으로 인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당시 중국 당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우한에서 출발하는 국내 항공편은 제한됐지만, 국제선은 제한 없이 계속 운항하는 상황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발 방문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처를 하기 시작한 1월 31일 전에는 우한에서 미국 17개 도시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1300편에 달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한 결과, 위원회는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치명성과 사람 간 전염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바이러스가 부지불식간에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사태를 촉진했다”고 결론지었다.
“지금 과감하게 행동 해야”
모건 부회장은 8일 행사에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약 5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중국에 책임을 묻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그들(중국 공산당 지도층)은 자신들이 (문책 위기에서) 빠져나갔다고 믿는다”며 “무대책은 중국 공산당이 비밀리에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계속 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그는 경고했다.

2020년 1월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존 랫클리프가 위원장을 맡고 공화·민주 양당 출신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작성한 이번 보고서에는 미 의회와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일련의 조치도 요약돼 있다.
보고서는 우선 의회가 9/11 위원회(미국을 향한 테러에 대한 조사위원회) 같은 형태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예산 상쇄를 통해 해당 위원회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의 과실과 은폐를 검토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 내 확산 초기 미국 정부가 시행한 정책을 평가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미국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겪은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아픔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배상받을 자격이 있다”며 미국 의원들이 초당파적 보상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중국 당국에 요구할 배상 청구 문제를 다룰 것을 권했다.
대통령에게는 중국과 외교 교섭을 할 때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팬데믹 관련 정보 왜곡과 은폐에 관여한 중국 관리 및 단체에 대해서는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의 과실과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만 중국 정부와 다른 정부에 그들이 앞으로 다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며 미래에 더 치명적인 팬데믹이 발생하고 나서야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 과감하게 행동을 취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 이 기사는 정향매 기자가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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