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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행사일, 국감 기업인 출석 ‘역대 최다’ 전망

2025년 10월 07일 오전 9:44
BIE 총회서 대화하는 최태원-정의선 | 연합뉴스BIE 총회서 대화하는 최태원-정의선 | 연합뉴스

올해 국감 증인 370여명 중 기업인 과반 넘어
주요 기업 총수, 국가 행사와 국감 일정 겹쳐 논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기업인의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증인 370여명 가운데 기업인이 190명을 넘어 전체 증인 과반을 웃돌고 있다. 채택 절차가 끝나면 전체 기업인 증인 수는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총 510명의 증인 중 159명이 기업인이었으며, 증인 전체와 기업인 모두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당시에도 출석 후 질문 없이 귀가하는 사례가 발생하며 ‘기업인 부담’ 지적이 나왔으나, 올해 역시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올해 출석 요구를 받은 주요 기업인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있다. 최 회장은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돼 계열사 부당 지원 관련 실태 점검을 받는다. 그러나 출석일은 28일로, 최 회장이 의장을 맡는 경주 APEC CEO 서밋 개막일과 겹친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가 중국 알리바바와 설립한 합작법인 관련 소비자 정보보호 방안을 설명해야 하며, 정의선 회장은 노동자 집회와 책임경영 관련 질의를 받는다. 이들의 일정 충돌에 대해 ‘국가적 행사 고려 부족’ 지적도 나온다.

이 외에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등 주요 기업인들이 각 상임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국토교통위원회에는 국내 10대 건설사 중 8개사 대표가 출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관련 예식 취소 논란을 겪은 호텔신라 박상오 호텔운영총괄부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한 최근 해킹·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대표와 롯데카드, MBK파트너스 대표도 국감 출석 요구를 받았다.

기업인 출석 요구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실질적 질의보다 형식적 출석에 치중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국가적 행사와 일정이 겹치는데도 국감 일정을 조정하지 않아 주요 총수들이 중복 일정에 놓이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출석 요구가 지나치게 잦으면 경영에 부담을 주고, 기업 활동과 국가적 행사 간 충돌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