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다가오는 전쟁 혁명

우리는 지금 거대한 전쟁 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변화는 기존 전쟁 방식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파괴적인 전환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모든 전략, 교리, 조직, 훈련 체계를 완전히 새로 재정립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혁신적 군사 기술’은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았다.
과거의 대표적인 사례가 활에서 화약으로의 전환이었다. 이 변화는 거대한 성곽의 시대를 끝냈다. 강력한 대포가 성벽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내연기관과 무선통신의 결합은 또 한 차례 전쟁의 양상을 뒤바꿨다. 이 기술은 바다 위에서는 돛을 증기기관으로 대체하여 함대를 지휘할 수 있게 했고, 하늘에서는 공군력의 발전, 지상에서는 전차의 등장과 대규모 기갑부대의 무선통제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진화는 1870년부터 1980년까지 이루어졌으며,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는 빠르게 패배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전장 전체를 포함하는 전 세계적인 실시간 통신체계의 등장이 또 한 번의 기술 혁명을 일으켰다.
1982년 6월, 이스라엘은 자국이 개량한 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활용해 시리아 공군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하기도 전에 이미 위치가 포착됐고, 조기경보기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을 정밀 매복 작전에 투입시켰다.
그 결과 시리아 전투기 101대가 격추되고, 이스라엘 측 피해는 단 한 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술이 주도한 혁명은 전쟁의 규칙을 송두리째 바꿔왔다.
이제 인류는 또 한 번, 그보다 훨씬 거대한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다.
1980년대 공군대학에서 이 작전 내용을 보고받았을 때, 나는 이것이 소련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임을 즉시 깨달았다. 복사기(Xerox)를 국가 기밀로 간주하던 독재 체제는 실시간 전장 정보 시스템과 경쟁할 수 없었다.
사실상 제2차 세계대전식의 중무장된 소련군 전체가 정보혁명에 의해 구식(舊式)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전체주의 국가의 생존 조건들은 그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또 하나의 전쟁 기술 혁명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400만 대의 드론을 생산할 것이며, 그중에는 1900마일(약 3000km) 떨어진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자율 무인체계도 포함된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통해 이미 위성 발사 비용을 약 90% 절감시켰다. 앞으로 스타십(Starship)이 상용화되면 비용은 더욱 낮아지고, C-17 수송기 한 대분의 물량(화물 100~150톤 또는 인원 100명 규모)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 스타십으로 7회만 승객을 실어 올려도 지난 60년간 각국이 우주에 보낸 인원 총합과 맞먹는 규모다.
2017년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을 이용한 지점 대 지점(point-to-point) 수송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뉴욕에서 도쿄까지 항공기 좌석 방식으로 100명 이상을 37분 만에 이동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기술이 군사적 차원에서 초기 개입과 신속한 투입 능력을 어떻게 바꿀지 충분히 숙고할 가치가 있다.
미국의 방산기업 안듀릴(Anduril)은 호주 해군을 위해 승조원이 필요 없는 자율운항 잠수함 ‘고스트 샤크(Ghost Shark)’를 만들고 있다. 이 잠수함은 스쿨버스 크기 정도로 사람을 태울 공간을 없애는 대신 대량의 어뢰를 탑재할 수 있다.
내 팟캐스트 ‘뉴트의 세계(Newt’s World)’의 향후 에피소드에서 크리스 브로스가 말했듯이, 버지니아급 유인 잠수함 1척의 비용은 약 40억 달러에 달하며 그 수량도 극히 제한적이다. 표준형 마크48 어뢰 1발은 약 500만 달러로 비교적 고가이고 수량도 많지 않다.
같은 비용이면 수백 척의 고스트 샤크가 수천 발의 저가형 어뢰를 실어 나를 수 있다.
해군이 가장 정교한 시스템을 적의 핵잠과 같은 가장 큰 위협에 집중시키고, 상대적으로 단순한 표적에는 고스트 샤크를 투입한다면 전력 배치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대만 해협과 같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전력 배치가 중국 공산당의 침공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신기술은 급속히 진화할 것이며, 현대 전장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신속하고 유연한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조 혁명의 한 사례로 다이버전트 3D(Divergent 3D)가 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공학, 특수 화학기술을 결합해 세계에서 가장 적응력 있고 신속한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변화의 규모는 공군대학(LeMay Center at the Air University)의 한 프로젝트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센터는 인공지능과 자율제어, 첨단 소재와 생산기술, 생명공학과 신경과학, 양자과학, 로봇공학 및 소형화 등 다섯 분야에서의 극적 돌파를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이 다섯 분야를 따로 연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섯 분야를 서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통합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여섯 번째 연구 영역’도 반드시 필요하다
혁명적 변화의 시기에는 새로운 기술을 실제로 적용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실험과 혁신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여러 기술적 돌파구가 서로 결합될 때, 전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예를 들어, 독일군이 1940년 모든 전차에 무전기를 장착해 지휘·통제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임으로써 프랑스군보다 훨씬 적은 전차로도 불과 몇 주 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거리는 오늘날 보잉 747의 날개 길이보다도 짧았다. 속도도 느려 한 사람이 비행기 옆을 달리며 뒤집히지 않도록 잡을 정도였다. 그러나 불과 15년 만에 비행기는 급속히 발전해 전투기, 폭격기, 수송기 등이 1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력으로 등장했고, 여기서 현대 공군이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초기 항공모함들은 규모가 작았고, 탑재된 항공기의 출력도 매우 약해 함정을 위협할 만한 전력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20년 만에, 항공기 엔진의 비약적 발전과 대형 항공모함의 등장은 해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았다.
당시의 전함 제독들은 이러한 변화를 믿지 않았지만, 결국 그들이 자랑하던 거대한 전함들이 전투기에 의해 잇달아 격침되면서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혁명적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면 현재는 단지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에 불과하다. 우리는 변화를 연속적으로 전개되고 확장되는 영화 필름처럼 상상해야 하며, 현재를 넘어 훨씬 먼 미래까지 내다보아야 한다.
이 같은 전쟁 혁명은 펜타곤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군사력을 유지하려면,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만 한다.
*뉴트 깅그리치는 작가이자 시사 해설가이며, 조지아주 출신 전 하원의원으로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제50대 미국 하원 의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