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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정상회의, 한·미·중 전략 전장 될까

2025년 09월 28일 오전 11:25
APEC 앞둔 '정상회의장' 경주화백컨벤션센터 | 연합뉴스APEC 앞둔 '정상회의장' 경주화백컨벤션센터 | 연합뉴스

한국, 경제·외교·안보 다자 의제서 전략적 이익 확보 기대
트럼프–시진핑 회동 예고 속 한국 외교적 시험대
트럼프–김정은 회동 가능성까지 변수로 부상

오는 10월 말부터 11월 초 경북 경주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한국에서 개최하는 건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경제 정상회담을 넘어, 미·중 경쟁이 격돌하는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전략적 균형을 잡고 외교적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 회의에서 공식 또는 비공식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두 정상이 한국을 동시에 방문하는 첫 사례로,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트럼프는 이미 시 주석과의 통화 후, APEC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통화에서 무역, 틱톡 매각, 펜타닐 규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시장 규칙과 중국 법률을 준수하며 상호 이익을 균형 있게 반영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한국 정부가 특히 주목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회의를 통해 미·중 전략 균형 관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속화, 글로벌 경제·외교 영향력 강화, 외교 조정 능력 과시 등 다방면에서 전략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의 경주 APEC 참석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내 권력 정세 변화와 시 주석의 영향력 약화를 근거로 그의 방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중국 내부에는 시 주석의 군권 약화, 당내 반대파 존재 등 다양한 급소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이 APEC 참석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 측도 시 주석 초청을 위해 국회의장 우원식이 중국을 방문해 면담을 갖고 참석 요청을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APEC 참석에 대해 “관련 부처와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틱톡 매각 문제를 이번 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로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중국이 틱톡 매각을 승인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알고리즘 통제권, 지분 구조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무역 장벽, 반도체 수출 규제, 공급망 재편, 기후·에너지 전환 등의 분야가 회담의 전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주는 이미 APEC 정상회의를 위한 인프라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회의장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리모델링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보안, 통역실, 미디어실 등 부대시설도 구축이 진행 중이다. 만찬 장소는 당초 계획된 국립경주박물관 신축 부지 대신 라한 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됐다. 이는 인원 확대, 조리·위생 인프라 등의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회담에서는 여러 외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중 정상의 동시 참석 여부, 공동선언문 채택 가능성과 문구 조율, 한국 정부의 외교 전략 방향, 그리고 회의 이후 남을 인프라 활용 및 외교적 유산 등이 모두 이번 정상회의 성과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한국은 이러한 변수를 관리하며 외교적 균형을 잡고,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신뢰를 강화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 하얏트호텔, 시 주석은 신라호텔을 각각 숙소로 예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정상의 동선 관리와 경호 문제도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방문 전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번 APEC 회의는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외교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제·외교·안보 다자 의제에서 전략적 이익 확보, 외교적 균형 관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속화, 글로벌 영향력 강화 등 다양한 기대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주 APEC이 단순한 정상회의를 넘어 한국 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