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통계로 보는 중국 청년 실업…”더 악화되고 있다”

2025년 09월 22일 오후 2:47
2022년 8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한 여성.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 2022년 8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한 여성.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8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년 가운데 약 5분의 1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중국 경제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위기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공산당(CCP) 정권의 국가통계국은 9월 17일 연령대별 실업률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6~24세(학생 제외) 노동력의 8월 실업률은 18.9%로, 7월보다 1.1%포인트, 2024년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이는 2023년 12월 해당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5~29세 노동력의 실업률은 0.3%포인트 상승해 7.2%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0.3%포인트 높다. 학생을 제외한 30~59세 노동력의 실업률은 3.9%로 2025년 7월, 그리고 2024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가통계국은 2023년 12월 이후 연령대별 실업률 조사 방식을 수정해 재학 중인 학생을 통계에서 제외하고, 25~59세 노동력을 25~29세와 30~59세 두 집단으로 나누어 집계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과 도시 실업률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의 상승은 전국 도시 조사 실업률을 0.1%포인트 끌어올려 8월 기준 5.3%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 수는 122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43만 명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이 직면한 실업 위기를 더욱 악화하게 만들 전망이다.

미국 기반 경제학자 데이비 J. 웡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을 제외하고도 8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조정과 범위 축소가 이루어진 통계조차 악화되는 고용 상황을 감출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졸업 시즌과 일자리 감소가 겹치면서 25~29세 연령층의 실업률도 상승했다”며 “이는 기업들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사실상 멈춰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집권 정권의 공식 통계 신뢰도에 대해 경제학자 웡은 “공식 수치는 신뢰할 수 있지만 보수적”이라며 “‘유연 고용’과 ‘구직 포기자’를 대거 제외하고 있어 실제 실업 수준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체 실업률 5.3%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단순 평균이 만든 착시에 불과하며 실제 압박은 청년층과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에게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30~59세 실업률이 안정적인 것은 기존 일자리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며, 청년 실업이 악화되는 것은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정체된 결과”라고 그는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과 민간 기업에 대한 신뢰 하락이 서비스업과 민간 부문 일자리를 압박하고 있는데, 이 부문은 청년층이 가장 많이 의존하는 분야다. 이는 단기 변동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압박받는 시스템

중국 자본시장 베테랑 전문가 쉬전은 에포크타임스에 “실업률이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는 두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의 실업 문제는 앞으로 수년, 어쩌면 수십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쉬전은 이어 “중국 정권이 희토류와 핵심 화학물질을 무기화하는 행태와 맞물려 세계는 중국 공산당의 세계 지배 의도를 분명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 등이 중국의 수출을 억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압력 속에서 수출 기업들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년 2월 11일,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에 소재한 한 공장의 알루미늄 제품 생산라인에서 작업 중인 직원. ⎥ China Daily via Reuters

한편 중국의 지속되는 부동산 위기와 부진한 소비는 고용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월 경제학자들의 전망을 인용해 “중국이 올해 5% GDP(국내총생산) 성장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40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중국의 실제 GDP 성장률이 약 4.6%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됐다.

경제학자 웡은 올해 4분기 중국 당국이 목표한 5% GDP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권이 보다 집중적인 보조금 정책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쉬전은 중국 정권의 공식 통계에 대해 보다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GDP와 실업률 데이터는 단지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며 신뢰성이 높지 않다”면서 “대학 졸업생들에게 국내 서비스업 진출을 장려하는 현재 정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권의 교육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관계 부처들은 지속되는 실업 위기 속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자국 내 서비스업에 진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숨은 실업

코로나19 이후 많은 중국 청년은 부진한 경제 속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직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전업 자녀·손주’로 지내며 노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는 대가로 무료 식사, 무료 주거, 용돈을 받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한 남성이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 Noel Celis/AFP

베이징대 부교수 장단단은 2023년 기사에서 부모에게 의존해 놀고먹는 등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청년 실업자 약 1600만 명을 포함할 경우, 2023년 3월 기준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공식 수치 19.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웡은 “민간 기업에 대한 기대가 신속히 회복되지 않고, 공공 서비스 일자리가 확대되지 않으며, 첫 취업자에게 직접적인 보조금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실업 문제는 사회적 이동성 격차와 신뢰 위기로 발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