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中과의 긴장 고조 속 일본에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배치

2025년 09월 18일 오후 4:31
2025년 7월 16일 호주 노던 테리토리에서 열린 탈리스만 세이버 25(Talisman Sabre 25) 훈련 중 미 육군 제3 다영역 임무부대가 SM-6로 해상 표적을 격침하고 있다. ⎥ Sgt. Brian A. Stippey/U.S. Marine Corps2025년 7월 16일 호주 노던 테리토리에서 열린 탈리스만 세이버 25(Talisman Sabre 25) 훈련 중 미 육군 제3 다영역 임무부대가 SM-6로 해상 표적을 격침하고 있다. ⎥ Sgt. Brian A. Stippey/U.S. Marine Corps

미 육군이 중거리 타이폰(Typhon) 미사일 시스템을 처음으로 일본에 배치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CCP)이 군사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타이폰 시스템은 9월 15일 일본 혼슈 남서단에 위치한 미 해병대 이와쿠니 항공기지에서 공개됐다. 이번 배치는 9월 25일까지 진행되는 ‘리졸루트 드래건(Resolute Dragon)’ 연합훈련의 일환으로, 일본 자위대 병력 약 1만4000 명과 미군 약 5200 명이 참가한다.

타이폰은 트럭에 탑재되는 무기 체계로, 육군의 정밀타격 미사일과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다목적 SM-6 미사일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최대 1000마일 떨어진 육상이나 해상의 목표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일본은 최근 군사력 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토마호크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동시에 자체 장거리 미사일도 생산 중이다.

SM-6는 원래 대공 방어용 미사일이지만 타이폰 시스템에 맞게 개량돼 해상과 지상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능을 갖춘 셈이다.

“여러 시스템과 다양한 탄종을 운용함으로써 적에게 복합적인 딜레마를 안길 수 있다.” 타이폰을 운용하는 미 육군 제3 다영역 임무부대의 웨이드 저먼 대령은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진행된 방송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시스템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위기 상황에서 전방 지역으로 신속히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타이폰 발사대는 미 공군의 C-17 대형 수송기에 실어 수송할 수 있는데 C-17은 짧거나 거친 활주로에서도 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다 열악한 오지에까지 투입될 수 있다.

“승무원과 함께 운용될 경우 원격으로, 그리고 함정과 항공기를 통해 전개될 수 있다.” 저먼 대령은 이렇게 설명했다.

타이폰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군 활동의 점점 더 눈에 띄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미 육군은 발사대를 호주에 배치해 SM-6 미사일로 해상 표적을 격침시키며 미 본토 밖에서 이 시스템을 실전 사용한 첫 사례를 기록했다. 또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자 필리핀의 요청에 따라 그곳에서도 전개됐다.

이와쿠니에 배치된 타이폰은 ‘리졸루트 드래건’ 훈련이 끝난 뒤 일본을 떠날 예정이지만 다음 목적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타이폰의 일본 임시 배치에 대응해 9월 16일 성명을 내고 워싱턴과 도쿄가 역내 군사적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타이폰 전개는 일본 방위성이 중국의 최신 항공모함 ‘푸젠(福建)’을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일본·중국·대만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무인도와 암초) 북쪽 해역에서 포착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뒤에 이뤄졌다.

이번 배치는 또 다른 중요한 사건 직후에 이뤄졌다. 9월 3일 베이징 중심부 톈안먼 광장에서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배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수천 명의 병력과 첨단 무기가 행진했으며 이는 경제적 어려움과 미국 및 동맹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민족주의 정서를 고취하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중국 공산당은 이 퍼레이드 외에도 2025년을 기념하는 일련의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1931년 9월 18일 일본이 만주를 침공한 ‘만주사변(만주사건)’과 1937년 12월의 ‘난징 대학살’을 추념하는 행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행사에서 장제스(蔣介石)가 이끈 국민당 세력은 대부분 배제됐다. 국민당은 일본과의 전투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렀지만 전후 이어진 내전에서 공산군에 패해 1949년 타이완으로 쫓겨났다.

중국 공산당은 일본과의 전쟁에서 제한적인 역할만 했음에도 오래전부터 동아시아에서 일본 제국의 군사 확장을 저지한 주역임을 자처해 왔다.

또한 베이징의 이번 기념행사에서 두드러지게 빠진 것은 일본의 최종 항복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국의 역할이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미국의 누락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3일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정당하게 기려지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