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재미 중국 민주화 운동가, 美 법정서 “中 스파이 활동했다” 시인

2025년 09월 18일 오후 12:32
재미 중국 민주화 운동 단체 '민주중국진선'의 탕위안쥔 | 자료사진재미 중국 민주화 운동 단체 '민주중국진선'의 탕위안쥔 | 자료사진

가족 만나려 중국 귀국 시도하다 스파이로 포섭돼
전문가 “中, 약점 파고들어…반공의식만으로는 부족”

미국 뉴욕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중국 민주화 인사가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으로 불법 활동을 해온 사실을 법정에서 인정했다.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9월 16일, 민주운동가로 알려진 당위안쥔(唐元雋·68)이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불법 활동을 해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내년 1월 29일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며, 그는 최대 징역 5년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인 사회와 해외 민주화 운동 진영에 큰 충격을 안겼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당위안쥔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중국 국가안전부의 지휘를 받으며 활동했다. 그는 중국에 가족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할 방법을 찾다가 중국 공산당에 회유를 당했다.

가족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약점으로 잡혀 공산당에 협력하는 정보원이 된 것이다. 그 대가는 동료에 대한 배신이었다.

당위안쥔은 정기적으로 미국 내 민주운동가들의 신상 정보와 사진, 영상 등을 공산당 당국에 보고했다. 또한 암호화 메신저 그룹에 침투해 반체제 인사의 활동 내용을 수집했다.

그는 마카오에서 중국 정보요원들과 여러 차례 접촉하며 금전적 보상을 받았고, 휴대전화에 특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당위안쥔은 베이징에서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뒤 옥고를 치렀고 2002년 대만으로 탈출한 후 미국에 망명, 뉴욕에 거주하며 중국 민주화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20여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며 공산당에 협력하게 됐다.

현지 중국계 인사들은 이번 사건을 중국 정보기관의 전형적인 공작 방식으로 해석한다. 재미 사업가 겸 작가인 장핀차오는 “공산당은 대상으로 삼은 인물이 어떤 유혹에 취약한지 철저히 파악한 후 함정을 판다”며 “돈, 가족, 명예 등을 미끼로 회유한다”고 지적했다.

시사평론가 정하오창은 “중국은 민주화 운동 경험자들의 심리적 약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프로파일화한다”며 “자신조차 몰랐던 취약점을 정확히 찾아내기 때문에, 그들의 술수에 걸렸을 때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하오창은 “반공 의식만으로 공산당의 위험성을 꿰뚫어볼 통찰이 생기진 않는다”며 “이는 해외 민주화 운동가들이 처음에는 공산당 반대에 열정적이다가 점차 유혹에 빠져 변절하게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유명 민주화 활동가가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 스파이로 드러나며 재미 중국계 커뮤니티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평가된다.

정하오창은 특정 종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무신론과 진화론을 무기로 삼는 중국 공산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앙의 힘이야말로 중국 공산당이라는 마귀를 막아낼 수 있는 방패”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