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日 총리 이시바 시게루, 전격 사퇴

2025년 09월 08일 오전 6:20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가 2025년 7월 21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Philip Fong/Pool via Getty Images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가 2025년 7월 21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Philip Fong/Pool via Getty Images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두 차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9월 7일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2024년 10월 취임했으며, 수 주일 동안 당내 보수파 의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해 왔다. 그는 사임이 “국내외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일본에 정치적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버텨왔지만 결국 결단을 내렸다.

사임 발표는 자민당이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 하루 전 이뤄졌다. 당의 결정이 조기 선거로 이어질 경우 이는 사실상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성격을 가질 수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는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총재 선거 절차를 개시하겠다며 9월 8일 당의 표결은 불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총리직을 유지했다면 분열된 당과 소수파 정권을 이끌어야 하는 난관에 직면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연립 여당은 248석 중 과반 확보에 실패했으며, 앞서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을 잃은 상태였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회동 후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대일(對日) 관세, 인플레이션, 쌀 정책 개혁, 역내 긴장 고조 등 중대한 현안을 이유로 정치적 공백을 피해야 한다며 버텨왔으나, 최근 자민당 선거 패배 보고서가 “전면 쇄신”을 요구하면서 조기 총재 선거와 사퇴 요구가 본격화됐다.

이시바 총리의 반대파인 아소 다로 전 부총리는 조기 선거를 공식 요청했으며, 현 내각의 일부 장관과 차관급 인사들도 동참하면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같은 날 NHK 토크쇼에 출연한 다무라 노리히사 전 후생노동상은 “9월 8일 표결에 앞서 총리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 당내 분열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으로 자민당은 총재 선거 일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이며, 선거는 10월 초에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당권 주자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민당이 상·하 양원 모두에서 과반을 상실한 상황에서 차기 당 대표는 야당과의 협력을 통해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정권은 끊임없는 불신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야당은 지나치게 분열돼 있어 대규모 연합을 통한 효과적인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해 일본에 부과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하도록 아카자와 료세이 수석 통상교섭대표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미·일 동맹을 ‘황금시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총리의 의지가 담겼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방문을 초청했다.

한편, 자민당 간사장으로서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이자 야당과 법안 처리를 위해 협상해 온 모리야마 히로시도 선거 패배 후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총리는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만약 그의 사임이 받아들여졌다면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