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커뮤니티 가장한 간첩망”…中 ‘통’ 조직, 서방사회 속 은밀한 전복 전략

2025년 08월 08일 오후 9:03
조슈아 필립 선임기자(왼쪽)가 영국 NTD 시사 프로그램 '영국의 사상리더들(British Thought Leaders)'에 출연한 모습 | NTD 화면 캡처조슈아 필립 선임기자(왼쪽)가 영국 NTD 시사 프로그램 '영국의 사상리더들(British Thought Leaders)'에 출연한 모습 | NTD 화면 캡처

조슈아 필립 기자, ‘영국의 사상리더들’ 출연
중국공산당의 해외 침투 전략과 시민사회 장악 방식 설명

중국공산당이 전 세계 화교 커뮤니티 조직인 ‘통(tong)’을 활용해 범죄 조직과 협력하고, 서방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각국 내 정보 수집과 전복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에포크타임스 뉴욕 소속 탐사보도 선임기자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은 최근 영국 NTD 시사 프로그램 ‘영국의 사상리더들(British Thought Leaders)’에 출연해 “중국공산당은 ‘통’을 활용해 마피아 조직과 협력하고, 비밀경찰 조직과 연계해 서방의 법치와 시민사회를 우회 장악하고 있다”며 “이 구조는 ‘침략 없는 점령’이자 시민사회 기반을 무너뜨리는 내부로부터의 전복 전략”이라고 말했다.

필립 기자는 “중국 마피아인 ‘삼합회’를 비롯해 향우회, 커뮤니티 센터, 친목단체가 사실상 중공의 대외 공작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이 조직들이 현지 경찰, 지방정부와까지 연결되면서 지역사회를 장악하는 이중 권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 마피아와 간첩 조직까지 연결된 이 구조는 지역 친목회와 향우회, 커뮤니티 센터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상은 정보 수집과 범죄 활동, 그리고 정치 영향력 행사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침투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전통 친목조직인가, 침투의 전초기지인가

필립 기자에 따르면, ‘통’은 중국 역사상 지역 자치와 혈연, 향우, 직능 중심의 커뮤니티 조직에서 유래했다. ‘류 씨 통’, ‘푸젠 향우회’, ‘경찰 통’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전 세계 차이나타운에도 광범위하게 뿌리내렸다.

이처럼 ‘통’은 역사적으로 중국 지역사회 내 자치조직으로 출발했으나, 해외 이민자 사회에서는 종종 마피아와 결합해 독특한 권력 구조를 형성해 왔다. 필립은 “이들 조직은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해외 침투를 위해 선택한 주요 통로”라고 지적했다.

중공의 통일전선공작부는 ‘통’ 조직을 장악해, 이를 통해 간첩 활동과 범죄 연계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 조직들은 겉으로는 합법적인 커뮤니티 센터, 향우회, 전통문화 행사 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삼합회와 같은 범죄조직 및 공산당 요원들과 협력해 밀입국, 마약 거래, 인신매매 등 불법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지역 행사나 문화 교류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이권을 장악하고 외부 감시와 통제 기능까지 수행한다. 필립 기자는 “뉴욕, 런던, 파리의 차이나타운 곳곳에서 ‘푸젠-미국 우호회’, ‘산둥 향우회’, ‘중화 커뮤니티 센터’ 같은 이름을 단 조직들이 실질적 통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뇌물과 협박으로 ‘통’ 장악…수만 명의 정보망

‘통’의 작동 방식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다. “우리 조카가 IT 회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통 측은 회비 납부를 요청하고, 해당 기업 내 인맥을 동원해 취업을 알선해 준다. 이처럼 통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과 기회를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방식이 합법적 취업을 넘어 범죄로도 연결된다는 데 있다. 필립 기자는 “불법 이민, 마약 거래, 인신매매까지도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며 “삼합회와 같은 중국 마피아는 통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범죄 네트워크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인신매매를 담당하는 삼합회 조직이 통 조직 내에서 실질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공은 이 통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직접 요원을 파견하거나, 간접적인 회유와 뇌물 공작을 시도한다. 필립 기자는 “요원이 통 지도자에게 작은 상자를 건네며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한다”며 “그 안엔 금괴 하나와 USB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금괴는 “우리와 함께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USB에는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의 모든 행적이 담겨 있다. 명백한 보상과 협박의 병행 전략이다.

이 밖에도 통 지도자에게 중국 내 회사를 세우게 한 뒤, 그 회사를 통해 자금을 흘려보내는 방식의 돈세탁이 자주 활용된다. 또는 지도자의 친인척을 중국 기업의 자문직에 앉히고, 실질적 일은 하지 않지만 정보 제공에 대한 대가로 급여를 지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통 안에 있는 수백, 수천, 심지어 수만 명의 구성원은 사실상 중국공산당의 저강도 정보원으로 편입된다. 필립 기자는 “그들은 제임스 본드가 아니지만, 중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장악, 경찰도 예외 아냐

더욱 우려스러운 건 통이 서방 지역사회에 반(半) 공공기관처럼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들이 경찰이나 지방정부와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필립 기자는 “통 조직이 ‘경찰 자문위원회’를 만들고, 경찰 활동을 비롯해 관할 지역의 공공안전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실상은 갱단이 실무를 맡아 경찰 조직을 조종하는 상황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공식 정부처럼 기능하며 서방 법치주의를 우회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는 경찰뿐 아니라 지방 정치, 교육기관,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시민사회 영역에도 확대되고 있다.

필립 기자는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단순한 외교공관이 아니라, 해당 지역을 ‘중국의 지방정부’처럼 운영하는 통제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며 “중공은 런던이나 뉴욕을 마치 ‘중국의 성(省)’처럼 간주하며, 대사관을 통해 지역 통을 직접 지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사관이 통을 지휘하고, 통은 커뮤니티와 연결돼 전방위 간첩·통제망이 작동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통 공동체의 탈을 쓴 통은 더 이상 단순한 화교 조직이 아니다”라며 “중공의 해외 작전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전방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