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대북 방송’ 중단에 ‘확성기’ 철거까지…잠든 심리전 무기들

2025년 08월 05일 오후 12:28
확성기 철거에 나선 군 장병들의 모습이다. | 국방부 제공확성기 철거에 나선 군 장병들의 모습이다. | 국방부 제공

대북(對北) 심리전 무기들이 때아닌 여름 잠에 빠졌다.

5일 군에 따르면 전날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됐던 대북 확성기 관련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철거 대상은 고정식 대북 확성기 전량으로 3일 안으로 철거가 완료될 것이란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이동식 확성기 10대는 지난 6월 대북 방송을 중단하면서 철수됐다.

국방부는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 대북 확성기 철거는 북한과 협의를 거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군 당국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 6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하고자 대북 방송을 재개한 지 1년만의 일이다. 이에 북한 역시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했다.

보수정당이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정원이 대북 방송을 50년 만에 중단하더니, 군이 대북 확성기까지 철거하기 시작했다”며 “북한 주민의 유일한 외부 통로인 대북 방송을 차단하고,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했던 고정식 확성기마저 철거하기에 이른 것으로 오로지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북한 주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유의 정보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는 위험한 행태”라며 “평화의 신호탄인지, 또 다른 무장 해제의 상징인지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재차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 각종 유화적 손짓을 보내고 있다”며 “김여정의 한미연합훈련 비난이 있자마자 훈련 연기까지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일방적이고 굴종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과거 정부의 실패한 대북 정책을 통해, 일방적 양보는 평화 구축이 아닌 ‘안보 자해’ 행위라는 진리를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한 번도 우리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철회한 적이 없는 북한을 향해 구걸하는 ‘짝사랑’의 결말은 우리 안보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음을 잊지 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