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사협력 강화 우려 속 한반도 동해서 합동해군훈련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동해에서 일주일간의 연례 해군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훈련은 ‘해상연합 2025’란 명칭으로 8월 1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역에서 실시되며 이번이 여섯 번째다.
지난해 훈련은 중국 남부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와 중국 간 군사 협력 강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양측은 이번 군사 작전이 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특정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번 훈련을 양국 간 공동 전략을 개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베레조프스키 러시아 해군 중장은 “이번 훈련이 방어 및 평화 유지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 해군 함대는 최신 전투함과 지원함들로 구성돼 YJ-18 순항미사일과 YJ-21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 052D형 유도미사일 구축함 샤오싱함(CNS Shaoxing)과 우루무치함(CNS Urumqi)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903형 보급함 치엔다오후함(CNS Qiandao Lake), 종합 구조함 시후함(CNS Xihu) 등 지원 함정도 함께 참가하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 해군 항공대와 해병대도 참여해 방공 및 상륙 작전 요소도 가미돼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베레조프스키 러시아 해군 중장과 류쯔주(劉子柱) 중국 해군 중장이 공동으로 지휘하며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훈련 내용에는 대잠수함 작전, 실탄 사격 훈련, 그리고 공동 수색 및 구조 작전이 포함돼 있다.
이번 합동훈련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활동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간 방위 협력 관계의 진전에 대한 국제적 감시가 이어지는 전략적 배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훈련의 시기, 장소, 그리고 참가 전력의 구성은 베이징과 모스크바 간 전략적 공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양국이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려는 움직임 속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에 핵심적인 지원을 제공해 왔다.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지난주에도 중국에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베이징이 나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은 8월 초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확대가 심각한 안보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가브리엘레 비센틴 주(駐)호주 유럽연합(EU) 대사가 캔버라 국립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밀착이 세계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유럽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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