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PC주의 정면돌파로 주목받은 청바지 광고 극찬

2025년 08월 05일 오전 11:25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이글 매장 쇼윈도에 시드니 스위니의 광고가 붙어 있다. 2025.8.1 | Michael M. Santiago/Getty Images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이글 매장 쇼윈도에 시드니 스위니의 광고가 붙어 있다. 2025.8.1 | Michael M. Santiago/Getty Images

‘푸른 눈에 금발’ 백인 유전적 아름다움 강조… ‘우생학’ 비판도
트럼프 평가 당일 해당 브랜드 주가 23% 급등 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 광고를 두고 “훌륭한 캠페인”이라며 극찬했다. 반면, 버드라이트와 재규어 등 일부 기업의 ‘워크(woke)’ 마케팅은 소비자를 등 돌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워크’란 깨어있다는 의미다. 인종차별이나 사회적 불의를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나 현재는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PC)주의에 빠진 위선적 행태를 비판하는 용어로 쓰인다. ‘깨시민’과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위니가 공화당 유권자로 등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4일(현지시간)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도 관련 글을 올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플로리다주 유권자 등록 기록을 인용해 스위니가 2023년 6월 공화당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등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공화당원이 맞느냐?”며 놀란 반응을 보인 뒤 “그렇다면 그 광고가 정말 마음에 든다. 시드니 스위니가 공화당원이라면 그 광고는 환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공화당원이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4일 발언 이후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무려 23% 급등한 종가로 마감했다.

해당 광고는 지난달 23일 “시드니 스위니는 멋진 청바지(jeans)를 가졌다”는 문구과 함께 공개됐다. 이는 청바지를 뜻하는 진스가 유전자를 뜻하는 ‘진스(genes)’와 발음이 유사하다는 것에서 착안됐다. 비판하는 측에서는 인종적 편견이나 우생학적 사고 방식이 담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메리칸이글은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캠페인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청바지에 대한 이야기이며,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 있게 청바지를 입는 문화를 기념하고자 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PC주의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아메리칸이글의 마케팅 책임자는 앞서 “이 광고는 일부러 도발적이고, 약간은 경계를 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 게시글에서 아메리칸이글의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반대 사례로 버드라이트와 재규어를 언급했다.

그는 “재규어는 매우 멍청하고 극도로 각성된 광고를 내놓았다. 그 결과는 완전한 재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CEO는 수치스럽게 사임했고, 회사는 혼란에 빠졌다. 그런 광고를 본 뒤 누가 재규어를 사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버드라이트의 사례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며, “버드라이트는 ‘각성’ 캠페인으로 짧은 시간에 회사 자체를 망쳐버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재규어 광고는 2024년 11월 공개된 브랜드 리뉴얼 캠페인이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강렬한 색깔의 기묘한 의상을 입고 ‘4차원 분위기’를 연출한 광고에 온라인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재규어 측은 “활기찬 현대주의”를 표현했다고 해명했지만, 사람들은 ‘워크’에 빠져 ‘감을 잃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버드라이트 역시 2023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와 마케팅을 진행했다가 강한 역풍을 맞아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버드라이트의 주요 고객인 남성들은 트렌스젠더의 얼굴이 담긴 맥주캔 디자인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며 다른 맥주로 ‘피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은 이를 ‘워크’ 마케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지목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4일 팟캐스트 ‘루슬리스(Ruthless)’에 출연해 “스위니 광고를 비판하는 일부 진보 진영의 반응은 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미국의 평범한 아름다운 여성이 청바지 광고에 출연했을 뿐”이라며 “이를 공격하는 건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위니 본인은 광고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재규어와 버드라이트 측에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 이 기사는 영문판 톰 오지멕크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