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윈도우] 신·지식인·문화 말살시킨 중국 공산당 ①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6월 3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장텐량 미 페이톈대학교 인문과학부 교수
*내용 인용 시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소담풍운’이란 책을 쓰셨다. 집필하게 된 계기나 동기가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장텐량 미 페이톈대학교 인문과학부 교수(이하 장텐량) =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곧 우리 모두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늘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유가의 고전 속에도 매우 유명한 말이 있다. 바로 증자가 한 말 나는 하루에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는 것이다. 즉 매일 자신이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를 되돌아본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AI(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다. 자기 삶에 몰두하거나 짧은 영상과 같은 오락 콘텐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인문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담풍운을 쓴 이유다.
▲추봉기 = 박사께서 정의하시는 문명과 역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장텐량 = 문명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존재한다. 동양과 서양의 문명으로 나눌 수 있고 경제 구조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다. 농업 문명이나 산업 문명, 상업 문명 등으로도 나눌 수 있다. 문명의 신앙을 기준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문명을 구분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문명이 지속되기 위해선 그 문명의 역사가 반드시 기록돼야 한다. 중국 문화에서 문명이란 ‘문화의 힘을 통해 민족이 더욱 지혜롭고 현명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지혜를 후대에 전승할 수 있어야 한다.
▲추봉기 = 중국 공산당의 문화대혁명 등으로 전통문화가 어느 정도 파괴됐다. 이는 중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장텐량 = 대부분 전통 신앙은 유가든 도가든 기독교든 그 기반은 사랑에 있다. 반면 공산당은 증오를 중심으로 세워진 체제다. 생각해 보자. 사실 인류의 발전은 사람간 분업과 협력,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간단한 예로 ‘아이폰’을 들어보겠다. 아이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 개의 기업이 참여한다. 참여 기업은 특정 부품이나 공정에 특화돼 있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뛰어난 제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발전은 사람들 사이에 신뢰와 분업 협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공산당은 사람간 증오를 조장함으로써 신뢰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렸다. 중국에서 공산당의 반신앙 정책은 사회 전반의 도덕성을 붕괴시켰고 사람간 불신이 만연하게 됐다. 그래서 ‘메이드 인 차이나’란 말이 많은 이들에게 ‘품질이 낮고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을 주게 됐다. 표면적으로만 봐도 이것은 사회발전에 큰 해악을 끼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공산당이 신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리면서 인간이 수행이나 영적 수련을 통해 천국으로 돌아갈 길 자체를 끊어버렸다는 데 있다. 이는 결국 사람들 마음속의 도덕 억제를 무너뜨린 것이다.
▲추봉기 = 중국의 유명 고서인 손자병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추천한 도서로 알려졌다. 손자병법에서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핵심 가치를 한 가지 꼽자면.
△장텐량 = 사실 손자병법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 손자는 매우 위대한 군사 전략가였지만 가능한 한 전쟁을 피하려 했다. 손자는 이렇게 말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쟁의 살육을 거치지 않고도 승리를 거두는 게 최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읽을 때 그 안에 담긴 뛰어난 전략에만 집중한다.
이것은 손자병법의 본래 의도와는 다르다. 손자는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대략을 사용한 것이다. 손자병법 첫머리에서 손자는 이렇게 말한다. 병법이란 생사의 갈림길이자 존망의 지점이니 반드시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전쟁은 병사의 생사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이다. 그래서 장수는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손자는 위대한 전략가였지만 사실 누구보다 전쟁을 피하려 했던 사람이다. 가능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았다. 이것이 손자병법의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추봉기 = 교수의 저서 ‘소담풍운’에서 유불도 사상을 중화문명의 핵심으로 다룬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장텐량 = 오늘날 많은 역사학자들은 마르크스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마르크스는 유물론자이며 유신론 관점에 서 있지 않았다. 이들은 역사에서 일정한 법칙을 찾으려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역사가 신의 개입이나 천명, 신의 섭리 속에서 전개된다고 믿지 않았다. 중국에선 마르크스주의 역사 해석을 무리하게 중국 역사에 적용하려 했다. 오직 마르크스 이론에 (중국 역사를) 끼워 맞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소담풍운이라든가 중화문명사를 얘기할 땐 한 명의 중국인으로서 사마천(고대 중국 학자)이 말한 천인 시각에서의 중국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서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추봉기 = 인류 문명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혹은 문화적으로 독립돼서 독립된 정체성이나 국가 체계를 갖춘 나라를 대표적으로 한국과 베트남을 꼽고 있다. 그중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국가로 생존할 수 있던 배경이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장텐량 = 사실 한국 역사도 오랜 기간 중국 문화의 영향을 깊이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여전히 한국과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사아권 국가들은 유교 문화에 깊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대(對)유가문화권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가정 내 부자 관계나 회사 내 상하 관계 같은 게 유지되고 있다. 그 안에서 중국 전통 유가의 색채가 드러난다. 물론 제도적으론 서구식 선거제도를 도입했으나 사회 전반에 깔린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태도는 개성을 중시하는 서구 사회와 다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매우 독창적인 문화를 갖고 있음이 사실이다. 소위 ‘한류’라 불리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화장품이나 음식, 드라마 등은 오늘날 서구 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독립국가로 존재해 왔다. 잘 알려졌듯 수나라 시기 수양제가 세 차례 고구려를 침공했지만 실패했다. 당나라 시기에도 고구려를 원정했지만 작은 승리만을 거둔 뒤 결국 퇴군해야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중국을 종주국으로 인식한 게 아니라 문화적 차원의 인식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점은 유가적 문화다. 지금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인의 품격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문화와 반대되는 존재다. 그래서 전 이렇게 생각한다. 공산당이 나쁘다고 해서 중국 공산당 이전의 전통문화까지 모두 나쁘게 보는 건 옳지 않다고.
▲추봉기 = 만약 중국이 전통문화를 다시 회복한다면 공산당 사회가 어떻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하나.
△장텐량 = 대만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만약 중국에 공산당이 없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대만을 방문했을 때 대만 대학의 한 교수님을 만났다. 그분 말씀이 지금 타이베이의 강력 범죄율은 0%라고 했다. 대만에선 강력 범죄가 전혀 없다. 대만에 가보면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만인의 따뜻한 정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있고 관계가 매우 단순하고 투명하다. 대만이 훌륭한 본보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금 미국에서도 트럼프 정부든 바이든 정부든, 중국 공산당과 중국인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 차이를 모른다. 그들이 싫어하는 건 중국 공산당이지 중국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만약 중국의 공산당이 없었다면 중국은 예의와 전통이 살아있는 예의지국이 됐을 것이다.
공산당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이데올로기 정당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무신론이란 사상 위에 세워진 정당이며 다른 어떤 이념도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파룬궁이든 천주교든 기독교든 불교든 티베트 불교든 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 종교는 전부 제거 대상이 된다. 그래서 중국 안에선 어떠한 종교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없다. 신을 믿는 사상은 그 어떤 것이든 중국 사회에서 뿌리내릴 수 없다. 이는 지금 중국이 겪는 가장 심각한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장텐량 교수와의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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