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공산당,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베이징 군사요충지 고위직 ‘물갈이’

2025년 07월 29일 오후 4:13
2025년 3월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대표들. | Kevin Frayer/Getty Images2025년 3월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대표들. | Kevin Frayer/Getty Images

중국공산당의 여름 정치행사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의 핵심 군사·외교 구역인 차오양(朝陽)구의 당위원회 서기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다. 민감한 시기에 발생한 인사 변화는 내부 권력 구도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오양구는 행정기관과 외국 대사관, 국제기구가 입주한 중심지이자 수도방위 구역이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다. 베이징 시내 6개 구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은 구역으로, ‘호랑이 사단(老虎團)’으로 불리는 위수(수도방위) 부대, 정보지원사령부, 베이징 무장경찰대가 모두 주둔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차오양구 신임 당서기 우샤오제(吳小杰)가 베이징 수도방위부대와 정보지원사령부, 베이징 무장경찰대를 연달아 방문하며 신임 당서기로서의 직무를 수행했다.

전임자의 이력도 주목된다. 전임 차오양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인 원셴(文獻)은 시진핑 진영으로 분류된다. 원셴은 시진핑 비서실장인 차이치(蔡奇) 현 중앙서기처 서기에 의해 발탁돼 차오양구에서 7년간 당서기로 재직하다가 퇴임했다.

반면, 새로 부임한 우샤오제는 후진타오(胡錦濤) 계열 인사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왕치산(王岐山)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도 깊은 인연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후진타오는 최근 시진핑을 반대하는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공산당 현 지도부와 당 원로들이 대거 참석해 주요 현안과 정책 방향을 협의하는 자리다. 매년 8월, 베이징과 가까운 바닷가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을 둘러싼 여러 가지 잡음이 들리고 있어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평론가 리옌밍(李燕銘)은 “이런 민감한 시기에, 베이징 군사 요충지 책임자가 시진핑 측근에서 반(反)시진핑 인사로 교체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중난하이(中南海)를 포함한 수도방위 병력의 지휘권이 시진핑이 아닌 반대 세력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이자,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둔 중국공산당 내부의 격렬한 투쟁 결과”로 풀이했다.

이달 초 차오양구 공안국장과 구청장, 부구청장도 바뀌었다. 이들은 지역 공산당위원회 서기 혹은 부서기를 겸직하던 이들이었다. 차오양구의 최고 책임자인 당서기를 반시진핑 계열 인사로 교체하면서 당조직과 지방정부, 관할 공안 계통 수뇌부를 한꺼번에 바꾼 셈이다.

리옌밍은 “지난해 7월 3중전회 이후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 권력 이상설이 무성하다”며 “최근 중화권에서는 시진핑을 깡패 조직 두목에 빗대 비판한 기사를 전 싱가포르 총리 리셴룽(李顯龍)의 부인 호칭(何晶) 여사가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사실도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호칭은 단순히 싱가포르 전직 총리의 부인이 아니라, 자산 규모 세계 10위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중화권의 유명 인사다. 특히 왕치산과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 반시진핑 세력 인사들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앙군사위원회는 “군 내부의 유해 영향을 전면 제거하고 정치 간부의 이미지를 재건하라”며 관련 규정을 발표했다. 이는 군 최고 정치 간부인 정치공작부 주임 먀오화(苗華)와 허웨이둥(何衛東) 군사위 부주석의 계파를 숙청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시진핑의 측근이자 군 내 기반이다.

리옌밍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 수도 베이징의 군사 요충지 차오양구에서 시진핑 측 인물들이 밀려나고 반시진핑 세력이 입성한 것은 반시진핑 세력이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 주둔 군부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