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과 유대 강화’ 러시아, 파룬궁 수련자에게 징역 4년 선고

2025년 07월 25일 오전 10:36
나탈리야 미넨코바가 2022년 7월 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덴드로파크에서 파룬궁 명상 수련을 하고 있다. ⎥ The Epoch Times나탈리야 미넨코바가 2022년 7월 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덴드로파크에서 파룬궁 명상 수련을 하고 있다. ⎥ The Epoch Times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법원이 파룬궁을 수련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인권 감시단체들은 러시아와 중국 간 ‘냉혹한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47세 러시아 여성 나탈리야 미넨코바는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의 활동을 수행했다’는 혐의로 1년간 구금된 끝에 23일(현지시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또 다른 파룬궁 수련자가 자택을 압수수색을 당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압수된 다음 날 이뤄졌다.

지난 1년간 러시아 내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심화됐다. 2024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최소 7명의 수련자가 기소 또는 구금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미국은 파룬궁 수련자를 포함한 종교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고 탄압하는 러시아 정부의 행동을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모든 사람의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종교 소수자들은 외부의 간섭 없이 종교와 집회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문제에 관한 미 의회행정부 위원회(CECC)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뉴저지)푸틴과 시진핑은 편의적인 동맹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러시아는 평화적인 파룬궁 수련자를 탄압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어푸틴은 러시아 국민과 한 명의 무고한 러시아 시민 나탈리야 미넨코바를 희생시키면서 악마와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전혀 근거 없는 탄압’

지난 6월 말에는 러시아 국적의 주윈(朱雲)이 같은 법률에 따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2024년 11월에는 남부 러시아 피야티고르스크 출신 옥사나 셰트키나가 ‘파룬궁의 친구들’이란 단체와의 연관성을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단체는 러시아 법원에 의해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 뉴저지주)은 중국에 대한 의회-행정부 위원회 공동 의장으로서, 2025년 5월 7일 워싱턴 D.C.의 캐피톨 힐에서 하원에서 통과된 ‘강제 장기 적출 금지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논란이 불거진 해당 법률은 2015년 제정된 것으로바람직하지 않은 단체의 활동 수행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 법을 활용해 100개 이상 단체뿐만 아니라 언론인, 인권 활동가들을 탄압해 왔다.

미국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부의장 아시프 마흐무드는 에포크타임스에 “미넨코바와 다른 파룬궁 수련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은 러시아 국내외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하고 완전히 근거 없는 탄압의 또 다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를 다시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하고, 파룬궁 수련자를 포함한 러시아 내 종교 집단에 대한 탄압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프 마흐무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위원이 2024년 7월 11일 워싱턴 D.C.의 국립공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25년간의 지속적인 박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리바이 브라우디 파룬따파(法輪大法) 정보센터 총장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명상을 했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최근의 흐름에 대해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미넨코바가 중국 내 파룬궁(法輪功) 박해가 시작된 지 26주년을 맞은 기념일(7월 20일)로부터 3일 뒤 형을 선고받은 점에 주목하며 이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브라우디 총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이번 판결 시점은 중국 공산당 방식과 유사하며 권위주의적 탄압에 대한 냉혹한 공조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파룬궁을 금지하고 자국민을 투옥하라는 베이징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은 러시아의 주권과 국가적 존엄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세계 최악의 공산 정권인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는 길을 택한 자들은 역사로부터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3월 15일 미국 시카고에서 촬영한 파룬따파(法輪大法) 정보센터의 리바이 브라우디 총장.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국경을 넘는 탄압 확대베이징 영향력과 함께 억압 확산

브라우디 총장은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파룬궁에 대한 전 세계적인 탄압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에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넨코바는 지난 2024년 5월 체포됐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간의 회담이 열리기 약 2주 전의 일이었다. 해당 회담에서는 양국이 “새로운 시대의 협력 관계”를 선언했다.

브라우디 총장은 비슷한 시기 시진핑 서기의 방문을 앞두고 세르비아와 말레이시아에서도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다며 이는 “베이징의 영향력에 기반한 국경을 넘는 억압의 전반적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건들은 모스크바를 비롯한 여러 정부가 베이징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평화로운 종교 단체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억압이 ‘외교적 화폐’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일시적인 구금에 그쳤지만 러시아 내 상황은 한층 심각하다. 러시아 당국은 지금까지 파룬궁 관련 조직 7곳을 불법 단체로 지정했고 파룬궁의 주요 수련서인  ‘전법륜(轉法輪)’을 포함해 여러 관련 출판물을 금지했다. 이들 중에는 중국 당국의 강제 장기적출 실태를 다룬 보고서도 포함돼 있다.

2017년에는 파룬궁 박해 실태를 다룬 미술 전시회가 러시아 여러 도시에서 금지되기도 했다. 당시 지방 검찰청은 “(전시 금지 조치는) 우호적인 국제 관계 유지를 위한 판단”이라며 이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브라우디 총장은 “이제는 명상 수련 자체에 대해 형사처벌을 내리는 상황까지 왔다”며 “모스크바가 베이징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심에 따라 살다

미넨코바는 치과 장비 회사의 부매니저로 10년 넘게 파룬궁을 수련해 왔다.

그녀는 23일 열린 법정에서 “우리는 파룬궁 박해의 진실을 알리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은 이 진실을 두려워한다”면서 “그리고 지금 이곳 러시아에서 중국은 수사관, 검사, 연방보안국 요원의 손을 빌려 더러운 짓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내가 기소된 ‘범죄’의 증거를 아무리 오랫동안, 아무리 철저히 찾아도 찾지 못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범죄도, 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관들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1990년대 파룬궁이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약 7000만에서 1억 명이 수련을 시작했으며 이 수련이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999년 중국의 무신론적 공산 정권은 파룬궁이 당의 권력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적으로 간주해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탄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넨코바는 파룬궁 수련을 통해 위장 질환, 인후통, 만성 편도염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또한 수련을 통해 자신의 성격도 크게 개선됐다며 과거에 자주 다투던 언니가 “너 많이 변했구나”라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나탈리야 미넨코바가 2025년 7월 23일 모스크바 투신스키 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선고 공판 중 중국에서 박해로 사망한 파룬궁 수련자의 사진을 들고 있다. ⎢ Courtesy of SOTAvision

미넨코바는 중국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강제 장기 적출을 포함한 박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여러 의학 포럼과 행사에 참석하고 편지를 써 왔다고 밝혔다. 그녀는 “살인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침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법정에서 “내 나라가 중국 공산당의 박해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고문과 살해, 장기 적출 실태를 세상에 알리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중국 공산당의 손에 들린 도구가 돼 자국민을 박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고통스럽다”고 진술했다.

“감옥은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아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기를 거부함으로써 자신을 잃는 것이 훨씬 더 비극적인 일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멱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