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전직 중국교사들, 중국 공산당이 교육을 ‘통제수단’으로 만든 방식 폭로

2025년 07월 04일 오후 4:02

중국 교육부 장관이 자국의 기초교육 수준이 고소득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자찬하는 가운데 한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녀는 중국공산당(CCP)이 교실 안팎에까지 정치적 세뇌를 깊숙이 주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의 한 명문 공립고등학교에서 3년 넘게 국어 교사이자 담임교사로 근무했던 왕멍멍은 “학생과 교사 모두 공산당 이념 통제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의 교육 시스템이 사고를 감시하고 통제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당조직, 정치지도교사, 담임교사 등은 모두 학생들이 무엇보다 공산당에 충성을 다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왕멍멍은 담임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주 열리는 교직원 회의에 참석해야 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학교 당국이 교사들에게 당에 대한 충성을 반복적으로 주입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역할은 이러한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강제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념·정치 교육은 단순한 과목이 아니다. 그것은 침투와 세뇌, 그리고 박해를 위한 도구”라고 말한 그녀는 “우리는 학생들을 세뇌하도록 강요받았다. 공산당의 중요성을 믿게 만들고, 국가를 믿게 만들고, 당을 믿게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 속에서 왕멍멍은 극심한 우울증과 함께 감정적 스트레스가 피로, 통증, 무감각 등으로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을 겪게 됐다. 결국 그녀는 교직을 떠났고 2023년 중국을 탈출했다.

왕멍멍은 이른바 ‘이념·정치 교육’ 과목을 중국 공산당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이념을 강요하는 핵심 도구로 지목했다.

“공산당의 이념·정치 교육은 전방위적으로 침투해 있다.” 왕 씨는 최근 중국어판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과목은 고등학교 1학년생에게 의무적으로 편성돼 있지만 세뇌는 교실 수업을 넘어서서 훨씬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미국에 도착한 뒤 왕멍멍은 미국 교육을 직접 경험하며 독립적 사고와 개성을 중시하는 교육 방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진정한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르치는 것이지 당(黨)을 위해 봉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산주의 세뇌의 ‘희생자들’

세뇌 교육의 한 방식은 학생들에게 과제를 쓰도록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에세이를 쓸 때 정해진 틀과 형식을 따라야 했으며 마지막 문단에는 반드시 “신시대 청년으로서 우리는 공산당 영도를 따르고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공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이 같은 형식은 중국의 대학입학시험(高考) 채점 기준과도 일치하는 필수사항이었다.

왕멍멍은 이러한 이념 통제를 “전방위적”이라고 표현했다. 학생들은 주 6일 수업을 들었고 정치적 내용은 거의 모든 교과목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녀는 공산당의 인권 탄압 실태를 알고 있었지만 교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정권을 찬양하고 미국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조장해야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반드시 이렇게 말해야 했다. ‘공산당이 없었더라면 새로운 중국도 없었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세뇌를 목적으로 주장하는 논리에 따르면 공산주의 이전 중국은 수천 년간 ‘낡은 사회(old society)’로 간주되며 “퇴보적이고 부패했다”고 규정된다. 반면 1949년 이후 중국은 ‘새로운(New) 중국’이라 부르며 “중국 인민은 그 이후로 당당히 일어섰다”고 선전한다.

이러한 내부 모순은 왕멍멍의 정신에 치명적이었다. 그녀는 “양심에 반하는 말을 해야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학생들은 시험을 통과해야 했고 제가 가르치는 모든 내용에는 세뇌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지속적인 정신적·도덕적 고통을 견디지 못한 왕멍멍은 시스템의 압박과 거짓을 더는 참을 수 없어 중국을 떠나게 됐다.

“공산당 통치 체제는 거짓과 폭력 위에 세워졌다”

베이징 수도사범대학 전직 교수였던 리위엔화는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이며 중국공산당이 ‘거짓과 폭력’에 기반해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중국 국민이 공산당의 불법적인 집권 과정, 국가에 대한 배신, 자국민 학살의 역사를 제대로 안다면 누구도 그들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색관광’과 예술을 통한 선전 활동

리 전 교수는 중국 교육부가 이념 통제를 강화하면서 2022년에는 9개 부처와 함께 ‘대(大)사상정치과목’ 캠페인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교과서뿐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영역으로 당의 교리를 침투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는 교육 외에도 관광과 예술 영역이 중국 공산당 선전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색관광’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생가(후난성)나 홍군(紅軍)기지였던 산시성 옌안시 같은 당의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게끔 유도하며 중국 문화관광부가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관광은 중국 공산당의 역사와 ‘혁명 정신’을 미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2024년 12월 7일 화중사범대학은 ‘노래로 듣는 당의 역사’란 대규모 합창 공연을 열었다. 2600명이 넘는 대학생과 부속학교 어린이들이 홍군 복장을 입고 무대에 올라 ‘공산주의의 계승자’, ‘붉은별의 노래’ 등 당을 찬양하는 ‘홍색가요’를 합창했다.

대학 측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는 “청아한 음색으로 믿음의 힘을 전달했다”고 전하며 후베이성 공청단 부서기와 대학 당부서기가 직접 참석해 공연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공산주의 이념, 해외로 수출 중

리 교수는 중국공산당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공자학원’을 꼽았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외국 대학에 설치한 중국어 및 문화 교육 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공작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그는 이러한 기관들이 외국 사회에 공산당의 이념을 확산시키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공자학원은 무료 교재나 자금 지원 같은 소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학문적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2005년 호주로 망명한 전직 중국 외교관 천융린(陳用林)은 공자학원이 민주주의, 중국의 군사적 부상, 티베트, 파룬궁(法輪功),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대만의 독립 주장, 1989년 톈안먼(天安門) 학살, 홍콩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공산당은 자국이 지원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2023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앞으로 5년간 미국 청년 5만 명을 중국에 유학 초청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국공산당의 서구 청년층에 대한 영향력 확대 시도는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는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는 외국인들이 공산당의 혁명가요인 홍색가요를 열정적으로 부르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올해 3월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이 미국 학생들의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을 미화한 연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프로그램 주최 측은 션윈예술단과 같이 중국 내에서 금지된 세계적 수준의 전통 중국 무용단체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은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교수는 “중국공산당이 미국 학생 5만 명을 초청한다는 건 그들에게 보여줄 모든 것이 연출된 것이라는 뜻”이라며 “진짜 목적은 미국 사회의 미래 엘리트를 영향력 아래 두는 데 있다. 이번에는 서방 차세대를 겨냥한 또 다른 선전과 세뇌 공세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