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외자 안정 정책에도 1~5월 외국인 투자 13% 급감

2025년 06월 23일 오후 4:35

같은 기간 신규법인 증가했지만 투자액은 되레 감소
“투자자, 기업들…불확실성에 중국 리스크 분산 지속”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 2월 ‘외자 안정 20개 조항’ 등의 조치를 발표했는데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이 실제로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 금액은 총 3581억 9천만 위안(약 68조 8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2% 급감했다. 특히 5월 한 달간 유입액은 374억 1천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새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2만 4018개로 10.4% 늘었다. 외형적으로는 신규 법인 수가 증가했지만, 실제 자본 유입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외자의 ‘양보다 질’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상무부는 1~5월 제조업 분야에서 유치한 외자는 915억 2천만 위안, 서비스업 부문은 2596억 4천만 위안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산업별 분류나 투자 국가별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외자 감소 추세는 올해 초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1월 중국의 외자 유입은 975억 9천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저조한 1월 실적이다.

앞서 지난 2024년은 연간 총 외자 유입이 826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27.1% 줄어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올해 2월 19일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2025년 외자 안정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관영 매체들은 이 계획에 ▲자주적 개방 확대 ▲투자 유치 역량 제고 등 외국 기업을 자국 기업처럼 대우하기 위한 50개 구체적인 조치들이 4개 분야 20개 조항(외자 안정 20개 조항)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미 경제학자 데이비 웡은 “‘20개 조항’은 위기를 넘기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전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 웡은 “중국은 수요 부진과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해 시장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정치적 논리를 앞세운 공산당의 기업 운영 개입, 예측 불가능한 규제 및 단속으로 인한 리스크, 자의적 법 집행 등으로 인해 외국 기업들에 불리한 경영 환경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외자 유출 흐름을 반전시키기 어렵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다시 신뢰를 갖게 만들기는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에이킨경영대학원 프랭스 셰 교수도 “20개 조항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급조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중국 당국이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외자 유출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시행을 정점으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 분산을 지속해 왔다. 외국 자본은 가능한 한 중국을 떠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현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자금을 남겨둔 채 철수 중”이라고 설명했다.

셰 교수는 “올해 1~5월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수치는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식 발표된 수치만 보더라도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지난 수년간 외쳐 온 ‘외자 안정’이라는 구호가 공허한 선언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투자 환경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