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경기 침체에 외국인 투자 3년간 99% 감소…33년만에 최저

2025년 02월 15일 오후 2:30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지난 3년간 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와 반간첩 활동에 대한 우려로 인해 외국 기업들이 대거 철수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14일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이 발표한 국제수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FDI 순유입은 45억 달러(약 6조49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90% 감소해 1993년 이후 3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1·2분기에 발생한 100억 달러 이상의 순유출을 3·4분기 175억 순유입에 힘입어 만회한 결과다.

하지만, 하반기에 순유입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해서 올해 밝은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로 대표되는 미중 무역 전쟁이 새롭게 시작되면서, 중국 당국은 외국 자본의 유출을 억제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FDI(유입+유출)는 2021년 3441억 달러(약 496조6천억원)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3월 초유의 상하이 봉쇄 이후 2분기(4~6월)를 기점으로 극적인 감소를 기록했다.

상하이 봉쇄는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것으로 인구 2600만의 대도시이자 중국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3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무려 60일 이상 전면 봉쇄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여파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과 기업인들의 탈출 물결이 촉발됐다. 중국의 FDI는 2022년 전년 대비 82%, 2023년 전년 대비 80% 연속 감소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올해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중국의 FDI를 2021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99%로 더 커진다.

제로 코로나와 상하이 봉쇄는 외국 투자자와 기업인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예고 없는 자유 억압과 활동 개입을 절감하게 한 사건이었다.

닛케이 아시아는 “(제로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은 개혁 개방 정책으로 해외의 투자, 인재, 기술을 유치해 강력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면서 “(제로 코로나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불확실성이 생겨 이 성장 모델이 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 외에도 지정학적 긴장과 정치적 환경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이탈을 촉진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개혁 개방 노선을 벗어나 간첩 활동 단속 등 정권 안정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외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많은 다국적 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IBM,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가 데이터 해외 전송에 대한 제한과 인터넷 통제로 인해 중국 내 연구개발 시설을 이전하거나 규모를 줄였다.

소재 산업 분야에서는 과잉생산의 여파로 외국 기업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일본의 신일본제철은 20년 이상 협력하던 중국 바오산강철과의 합작 투자를 사업계약 만료와 함께 종료했다. 한국 포스코는 장쑤성에 있는 스테인리스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외국 투자자들로서는 중국을 떠날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금리는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반면, 외국으로 송금이 불편해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주중 일본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중국 투자를 늘리겠다는 일본 기업은 16%에 그쳤다. 21%는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고 20%는 올해는 투자를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지난 4일 대중 추가 관세 10%를 공식 발효했다. 서방 기업들은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관세 정책으로 중국 내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아웃소싱한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