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우주에서 요격, 레이저 활용’ 美 아이언 돔, 핵 경쟁 양상 바꾼다

2025년 05월 21일 오후 4:13

미사일 방어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을 만들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래 최첨단 미사일 방어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은 국방부에 60일 안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평가하고 극초음속 무기 센서,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기, 그리고 이른바 비물리적 미사일 방어 능력으로 개편할 것을 지시했다.

트럼프는 또한 군 지도자들에게 발사 전을 포함해 다가오는 위협을 그 어느 때보다 일찍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구상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가 명령에 서명한 지 나흘 후, 미사일 방어청은 군수산업 관계자들에게 트럼프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유망한 기술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미국과 러시아 및 중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긴급하게 새로운 첨단 전략 방어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 전략 무기 기술에서 진전을 이루었으며, 미국군은 이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트럼프의 명령이 여러 새로운 미사일 방어 능력을 요구하는 가운데, 주요 초점은 이미 존재하는 시스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놓여 있다. 현재의 시스템이 미국 본토와 전방에 배치된 미국 군대 및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는 것이다.

헤리티지 재단 앨리슨 국가안보센터의 선임 정책 분석가인 대니얼 플레시는 트럼프의 명령을 미국군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총체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어 보이고 있다.│마달리나 바실리우/에포크 타임스

핵무장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같은 전략 무기의 발사 궤적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나뉜다.

‘추진 단계’는 무기가 발사 시 추진제를 연소시키는 초기 단계이다. 탄도 미사일이 이륙 시 대부분의 추진제를 소모한 후, 목표물을 향해 ‘중간 비행 단계’로 진입한다.

마지막으로, 궤적의 정점에 도달한 후, 탄도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 들어가 목표물을 향해 떨어진다.

미 해군은 현재 중간 비행 단계의 정점을 지나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우주 공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육상 및 해상 발사 SM-3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 육군도 마찬가지다.

비행의 종말 단계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해군은 해상 발사 SM-6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육군은 고고도 종말 단계 방어 체계(THAAD)와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의 명령은 미사일의 비행 전반에 걸쳐 궤적을 추적하기 위한 새롭고 개선된 센서와 함께, 적의 미사일을 발사 단계에서 저지할 수 있는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중간 비행 단계는 요격할 수 있는 가장 긴 시간대를 제공하지만, 우주를 포함한 고고도에서 탄도 미사일에 도달할 수 있는 정교한 무기가 필요하다.

종말 단계 요격 무기는 중간 비행 단계 요격 무기만큼 높이 도달할 필요는 없지만, 탄도 미사일이 최종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저지해야 하는 짧고 위험이 큰 시간대이다.

추진 단계에서는 미사일이 요격 무기를 회피하거나 기만용 무기를 배치할 능력이 적기 때문에 위협을 저지할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 초기 단계에서 발사를 감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저지할 효과적인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왼쪽) 미군이 2017년 5월 3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가 없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오른쪽) 미 육군이 이동식 미사일 방어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Ringo Chiu /AFP via Getty Images, U.S. Army/연합

트럼프의 명령은 미사일의 비행 전반에 걸쳐 궤적을 추적하기 위한 새롭고 개선된 센서와 함께, 적의 미사일을 발사 단계에서 저지할 수 있는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무기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발사 단계 요격을 위한 한 가지 옵션으로 고출력 레이저를 고려해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두 드론과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정교한 탄도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트럼프의 명령 덕분에 미 공군은 중단된 보잉 YAL-1 공중 레이저 항공기와 같은 추진 단계 요격시스템의 개발을 재개할 수도 있다.

‘스타워즈’의 속편

트럼프의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시작한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인 전략방위구상(SDI)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다.

트럼프의 명령문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핵 공격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프로그램은 많은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지만 목표가 실현되기 전에 취소되었다”고 나와 있다.

스페이스 X와 같은 민간 기업들은 광범위한 위성 네트워크를 궤도에 배치하는 능력을 입증해 왔다.

SDI는 실제로 많은 비평가가 공상과학 소설의 산물이라고 일축했던 우주 기반 및 비물리적 요격 능력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 계획은 종종 비웃음조로 레이건의 ‘스타워즈’ 프로그램이라고 불렸다.

트럼프의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 네트워크 개념은 ‘브릴리언트 페블스(Brilliant Pebbles)’라는 코드명으로 불린 SDI의 한 구상과 매우 유사한데, 이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추진 단계에서 저지하기 위해 요격 장치로 무장한 수천 개의 소형 위성을 배치하자는 것이었다.

대탄도 미사일 요격무기인 브릴리언트 페블이 1987년 보호용 외피 ‘라이프 재킷’에서 나오고 있다.│Strategic Defense Initiative Office/Missile Defense Agency/Public Domain

이전에 카토 연구소에서 군비 통제와 핵 안정성 문제를 연구했던 에릭 고메즈는 탄도 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한 우주 기반 센서층 개선이 트럼프의 명령 중 가장 실현 가능한 기술적 발전 중 하나인 반면, 우주 기반 요격 시스템은 달성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메즈는 트럼프의 명령으로 우주 기반 요격 무기 기술에 대한 연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지만, 그러한 시스템이 향후 5년 내에 준비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스페이스 X와 같은 민간 기업들이 광범위한 위성 네트워크를 궤도에 배치하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언급했다.

고메즈는 에포크타임스에 “역사적으로, 위성 네트워크의 문제점은 기술을 작동시키기가 정말 어려웠고, 발사하는 비용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제 스페이스 X와 같은 기업들로 인해 발사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X는 최근 몇 개월간 트럼프의 가까운 동맹자였던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플레시 역시 우주 기반 요격 능력을 갖추자는 트럼프의 명령을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간 기업들의 발전이 최근 몇 년간 우주 발사 비용을 낮추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고메즈와 플레시는 또한 레이저와 같은 비물리적 요격 시스템의 효율성을 둘러싼 과제를 언급했다. 수증기와 같은 대기 조건은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위력을 떨어뜨린다. 장거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항공기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고출력 레이저를 효과적인 범위 내로 접근시킬 수 있지만, 탄도 미사일에 손상을 줄 만큼 강력한 레이저를 지원하려면 상당히 큰 항공기가 필요하다. 게다가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항공기들이 정기적으로 교대하면서 하늘에 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중 레이저 시스템 삽화.│미 공군

1983년 3월 23일 SDI를 발표하는 연설에서, 레이건은 그가 구상한 기술이 성숙하기까지 수십 년은 아니더라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세기가 바뀔 때까지 결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당시 말했다.

MAD(상호확증파괴) 돌파하기

소련이 미국에 이어 핵무장 강대국으로 등장하여 냉전 시대를 열게 되면서, 핵 억제 이론은 신속하게 상호확증파괴(MAD)라고 알려진 개념에 집중되었다.

MAD 이론에 따르면, 소련이 미국에 핵 공격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이 공격에 맞대응하여 소련을 함께 몰락시킬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었다.

만약 미국이 적의 핵 공격 대부분을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할 수 있다면, ‘상호 확증 파괴’에 기반한 억제 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한 국가를 적과의 상호 핵 공격의 결과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어 체계를 개발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핵무장 경쟁국들과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레이건의 SDI보다 훨씬 이전에도 미국은 MAD의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했다.

미국 최초의 대탄도 미사일인 나이키 제우스는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에 걸쳐 개발되었으며, 다가오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파괴하기에 충분한 폭발 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저위력 핵무기를 포함시켰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한 국가를 적과의 상호 핵 공격의 결과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어 체계를 개발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핵무장 경쟁국들과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

고메즈는 “만약 미국이 소련보다 훨씬 뛰어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면, 우리는 소련에 선제 공격을 감행하고 보복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우월한 입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72년, 미국과 소련은 대탄도 미사일(ABM) 조약을 체결했으며, 양측은 상대방의 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할 무기의 수를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왼쪽) 2023년 5월 4일 러시아의 야르스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대가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의 전술 표지인 거대한 Z 자(字) 앞의 가든 링 도로를 따라 모스크바 중심부의 퍼레이드 리허설을 위해 붉은 광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 2019년 10월 1일 중국 군용 차량들이 DF-5B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싣고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Kirill Kudryavtsev/AFP via Getty Images, Greg Baker/AFP via Getty Images/연합

고메즈는 ABM 조약이 방어 능력에서 미국과 소련을 동등한 입장에 둠으로써 어느 한쪽이 더 큰 공격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압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ABM 조약은 1969년 전략무기제한회담(SALT)의 산물 중 하나였으며, 이는 또한 양측의 공격용 핵 무기고를 제한하는 임시 협정을 수반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12월 ABM 조약에서 미국의 일방적 철수를 명령했으며, 이 협정이 테러리스트와 불량 국가들의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 개발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고메즈는 과거 군비 통제 조약의 약화가 이미 경쟁국들이 새로운 핵 공격 능력을 개발하도록 부추겼으며, 트럼프가 확장된 방어 능력을 강조함으로써 더 많은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최근 핵탄두 어뢰를 포함한 새로운 공격 능력을 개발하고 시연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또한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를 새로운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공격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요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이를 요격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기술

트럼프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 개편 노력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와 새로운 군비 통제 협정을 체결하려는 계획과 맞물릴 수 있다.

그는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면서 바로 이러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는 비핵화가 가능한지 보고 싶고,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도 그것을 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와 나는 비핵화를 원한다. 우리는 중국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다. 일찍이 세 나라가 합의했다면, 그것은 지구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 회의 중 컨그레스 센터를 떠나고 있다.│Fabrice Coffrini/AFP via Getty Images/연합

레이건은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SDI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 중단 요청을 거부했지만, 비핵화로 가는 길에서 신뢰 구축 조치로 이 프로그램의 기술을 소련과 공유하겠다고 제안했다.

완전한 비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과 소련은 사거리 500~5500킬로미터의 지상 발사 미사일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플레시는 트럼프의 미사일 방어 명령에 대해 “만약 정부의 목표가 군축 조약이나 논의를 갖는 것이라면, 이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메즈 역시 트럼프의 미사일 방어 행정명령이 추가적인 군비 통제 회담을 촉진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미국, 러시아, 중국을 아우르는 협정을 이룰 만큼의 신뢰가 충분하다는 데에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중국이 상호 핵 군축 체계에 참여하기 전에 러시아,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핵 능력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핵탄두를 비축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비관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좌)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7년 12월 8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소련의 중거리 및 단거리 핵미사일을 제거하는 조약에 서명하고 있다.│AFP via Getty Images/연합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