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北 형제국’ 시리아와 수교…모든 유엔 회원국과 수교 완성

한국이 북한의 우방국이었던 시리아와 공식 수교를 맺으며 북한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로써 한국은 유엔 비회원국인 교황청, 쿡 제도, 니우에를 포함해 총 194개국과 수교를 완료했다.
이번 수교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되고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조 장관은 알샤라 대통령을 예방하고 포용적 정부 구성을 통한 신정부 출범을 축하했다. 또 시리아가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한다면 한국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수교 서명식 후 알샤이바니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협의했다. 그는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이 개선될 경우 한국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다. 아울러 의약품, 의료기기, 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해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알샤이바니 장관은 사의를 표하며, 대(對)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시리아 재건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시리아는 1966년 북한과 수교한 이후 반세기 넘게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과도정부는 북한과 거리를 두고 있다.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도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전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교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해 북한의 ‘형제국가’로 불렸던 쿠바와 수교한 데 이어 시리아와도 국교를 수립하며 외교의 지평을 넓혔다. 외교부는 “그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교는 한국이 지난 2월 초 시리아로 대표단을 파견해 시리아 측의 수교 의사를 확인한 뒤 두 달여 만에 신속하게 완결됐다. 양국 수교가 순조롭게 성사된 배경에는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알아사드 정권이 몰락한 점이 주효했다.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는 중동 지역에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시리아 재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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